中, 홍콩 시위 개입 가능성 고조…“끝이 다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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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2일 14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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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지난 주말 홍콩 시위가 한층 더 격화된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사태 개입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1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신화통신은 ‘의법제폭(依法制暴, 법으로 폭력을 제지하자)은 현재 홍콩이 직면한 최대의 공공 의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중국의 개입을 암시했다.

매체는 “‘송환법’ 반대 시위가 홍콩을 혼란에 빠뜨렸다”면서 “홍콩이 폭력과 혼란의 악순환에 빠지지 않도록 확실한 법률 수단으로 폭력과 혼란을 제지하고 질서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시위를 ‘색깔혁명’이라고 규정짓고 “홍콩을 무너트리는 반(反)중국 세력에게 끝이 오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초부터 중순까지 전·현직 수뇌부 모임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 기간동안 수천 명의 무장 경찰을 선전에 배치하고 진압 훈련 모습을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시위 진압에 무력을 동원할지는 아직 당국도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10월 1일 건국 70주년 국경절을 맞이하는 중국 입장에서 석 달째 이어진 시위가 부담스럽지만, 무력 진압이 불러올 위험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과거 천안문 광장 때처럼 (홍콩 시위에) 폭력을 행사한다면 (무역)합의는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홍콩 사태를 미·중 무역 전쟁과 연계시켜 중국에 압박을 가했다.

영국 등 서구 국가들도 홍콩 시위를 지지하며 중국의 무력 진압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이를 무시하고 무력 진압을 강행한다면 대외 신뢰도 추락으로 홍콩의 아시아 금융 중심지 기능이 사라지고 미·중 무역전쟁으로 힘든 중국 경제에도 또 다른 타격을 줄 수 있다.

또한 무력 개입으로 인한 유혈사태 발생 시 제2의 천안문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 역시 무시할 수 없다.

현재 홍콩 정부는 중국이 국경절까지 시위를 진압하라고 종용함에 따라 계엄령 선포를 검토하면서까지 진압에 주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시위대는 국경절가지 정부를 총력전으로 압박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무력 투입 가능성을 경고만 해온 중국이 정말로 무력으로 시위를 진압할지는 9월 시위 양상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차이나치’ 깃발 든 홍콩 反中시위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홍콩 반중 시위대가 ‘차이나치(China+Nazi)’로 불리는 대형 깃발을 들고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을 독일 나치에 비유한 이 깃발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의 빨간색 바탕 위에 역시 오성홍기에 있는 노란 별을 나치의 십자가 문양 형태로 배열했다. 시위대는 1일에도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해 홍콩 공항으로 가는 공항철도 운행이 중단됐다. 홍콩=AP 뉴시스
‘차이나치’ 깃발 든 홍콩 反中시위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홍콩 반중 시위대가 ‘차이나치(China+Nazi)’로 불리는 대형 깃발을 들고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을 독일 나치에 비유한 이 깃발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의 빨간색 바탕 위에 역시 오성홍기에 있는 노란 별을 나치의 십자가 문양 형태로 배열했다. 시위대는 1일에도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해 홍콩 공항으로 가는 공항철도 운행이 중단됐다. 홍콩=AP 뉴시스

지난 달 31일 홍콩 시위는 일부 시위대가 중국 오성홍기를 독일 나치에 빗댄 ‘차이나치’ 깃발을 들고 행진을 하거나 경찰을 향해 화염병을 던지는 등 역대 시위 중 가장 격렬한 양상을 보였다.

함나얀 동아닷컴 기자 nayamy9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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