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조슈아 웡 등 시위 주역 체포…31일 집회 취소

조슈아 웡과 아그네스 초우. 사진=SCMP 갈무리

홍콩 당국이 ‘송환법’ 반대 시위를 이끌어온 핵심 인사들을 전격 체포하자 시위 주최 측은 안전상의 이유로 31일 예고된 대규모 집회를 취소했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데모시스토당 조슈아 웡 비서장과 여성 상임위원 애그니스 차우가 경찰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데모시스토당은 같은 날 트위터를 통해 “웡 비서장이 오전 7시 30분쯤 체포됐다”며 “그는 길거리에서 미니밴에 강제로 밀어 넣어졌고 우리 변호사가 상황을 알아보고 있다”고 알렸다. 웡은 현재 세 가지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웡은 2014년 홍콩의 직선제를 요구하며 79일간 우산혁명을 이끈 주역으로 이번 송환법 반대 시위에도 앞장서 지휘하고 있다.

이날 아침 같이 시위대를 이끌었던 차우는 자택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홍콩 독립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야권 인사 앤디 챈 역시 29일 홍콩 공항서 비행기를 타려다 경찰에 끌려갔다.

홍콩 당국의 집회 불허에도 강행의지를 보이던 시위대는 경찰이 주요 시위 주도자들을 체포하자 31일 예고했던 대규모 집회를 취소했다. 시위를 주도해온 단체 ‘민간인권전선’은 “참가자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28일 홍콩 경찰은 안전 문제를 이유로 삼아 민간인권전선이 신청한 주말 집회를 불허했다. 이는 홍콩정청이 처음으로 시위를 허락하지 않은 것이다.

SCMP 등 현지 매체들은 집회 불허와 주요 인사 체포 등 당국의 강경 대응이 더 큰 혼란과 충돌을 야기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민간인권전선도 “홍콩 정부의 시위 불허 결정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함나얀 동아닷컴 기자 nayamy9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