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정페이 “현 상황은 전쟁”…화웨이 직원들에 ‘전투모드’ 주문

  • 뉴스1
  • 입력 2019년 8월 22일 14시 12분


코멘트
미국의 제재로 위기에 몰린 화웨이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런정페이(74)가 현재 상황을 ‘전쟁’(battle)에 비유하면서 결사항전을 천명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인 런정페이는 평소 군사 용어를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1일(현지시간) CNBC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런정페이는 최근 네트워킹 부문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지속적인 압력 속에 죽느냐 사느냐 위기에 처했다”며 “만약 당신이 그 일(회사를 살리는 일)을 할 수 없다면, 우리 탱크(화웨이)가 굴러갈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라”고 썼다.

런정페이는 “만약 전쟁터에 오고 싶다면, 탱크에 밧줄을 묶어 끌고 갈 수도 있다. 누구나 이런 결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제재에 맞서 전투 모드로 나설 것을 직원들에게 주문한 것이다.

이어 “직원들은 새 프로젝트를 위해 특공대를 꾸리고, 성과를 낸다면 사령관으로 승진하거나 내부에서 새로운 일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면 3개월마다 감봉되고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했다. 화웨이의 직원은 약 19만명이다.

런정페이는 해결책으로 인재 육성을 제시했다. 그는 메모에서 “인재를 선발·육성해 ‘새로운 피’를 수혈해야 한다. 3~5년 안에 화웨이가 ‘새로운 피’와 함께 흐를 것”이라며 “화웨이가 역사상 가장 결정적인 순간을 살아남은 후에 새로운 군대가 탄생할 것이다. 무엇을 위해? 세상을 지배하기 위해”라고 강조했다.

런정페이의 발언은 미국이 19일 화웨이에 대한 유예 조치를 90일 연장한 가운데 나왔다. 이 조치에 따라 미국 기업은 90일간 화웨이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미국은 화웨이 자회사 40여곳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

지난 5월 미국 정부는 자국 기업이 화웨이와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막는 규제를 내놨고, 이후 2차례 연장했다. 중국 당국이 화웨이 제품을 통해 미국을 염탐할 수 있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을 미국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에 직격탄을 맞았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에서 살아남기 위해 조직 효율성 제고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해당 계획에는 보고 구조 단순화, 잉여 인력 감축, 관리자 부서 이동 등이 포함됐다.

또 런정페이는 이날 메모에서 현금흐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객들과 체결하는 계약의 질에 관심을 갖고, 올초 목표로 정했던 매출액 약 1000억~1250억달러(약 120조~150조원)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