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강력반발에도… 美, 최신형 F-16 66대 대만 판매 밀어붙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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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방어태세 유지에 도움줄 것”
9조원 규모… 의회도 승인할 듯
中 “내정간섭… 美군수업체 제재
대만과 연합 군사훈련도 취소하라”

미국이 20일 대만에 총 9조 원에 달하는 최신형 F-16 전투기 66대를 팔기로 했다. 중국은 강력히 반발하며 이를 판매하는 미국 기업을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무역전쟁, 홍콩 시위 등으로 멀어진 미중 관계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CNN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과 국무부는 20일 “국무부가 80억 달러(약 9조6000억 원) 규모의 F-16 66대를 대만에 판매하는 방안을 의회에 알렸다”고 밝혔다. F-16D/C 블록 70 기종의 전투기 66대, 제너럴일렉트릭(GE)의 엔진 75개, 기타 시스템 등이 포함됐다. DSCA는 “이번 판매는 미국의 국가, 경제 및 안보 이익에 도움이 된다. 대만이 방어 태세를 유지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판매는 의회의 최종 승인만 남겨두고 있다. 집권 공화당과 야당 민주당이 모두 판매에 찬성하고 있어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짐 리시 상원 외교위원장(공화당)은 이날 성명에서 “이 전투기들은 중국의 압박을 받고 있는 대만의 영공 수호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해당 무기 판매에 참여하는 미 기업을 제재하는 방안을 포함해 국가 이익을 지키기 위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 내정에 간섭했고 주권 및 안보 이익을 크게 훼손했다. 무기 판매 및 대만과의 연합 군사훈련을 즉각 취소하지 않으면 그 결과는 미국이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미국은 1979년 대만과 단교했지만 당시 제정한 대만관계법에 따라 대만의 안전보장을 위한 무기를 제공할 수 있고 주장한다. 중국은 이것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했다고 맞서고 있다.

미국은 대만을 끌어들여 아시아에서 중국을 사실상 봉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이 중국군의 위협을 묻자 “우려하지 않는다. (미국을 위협하면) 중국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 세계 최강의 군대를 가지고 있다. 아무도 군사적으로 우리와 비슷하지조차 않다”라고 강조했다. 전일 호주 시드니대 보고서에 ‘미국이 태평양에서 더는 중국에 대한 군사 우위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동맹국을 보호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언급된 내용을 반박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홍콩 시위의 무력 진압을 시도하면 미중 무역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경고도 이어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CNBC에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홍콩에 ‘톈안먼 광장(사태)’ 같은 폭력이 있으면 무역협상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다. 홍콩 사태가 평화적으로 풀리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라며 중국을 재차 압박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김예윤 기자
#미국#대만#무기#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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