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대, 입법회·경찰본부 봉쇄…인도법 완전철회 요구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21일 1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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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서면 사과...행정장관 사과문과 동일 표현 사용

홍콩 정부가 지난 20일 오후 10시까지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송환법)을 철회하지 않으면 시위를 재개하겠다는 시위대의 경고를 무시한 가운데 21일 오전부터 홍콩 입법회 청사가 위치한 애드미럴티 일대에 시위에 참여하기 위한 홍콩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홍콩 정부신문처 등에 따르면 당국은 전날 송환법를 철회하는 대신 입법회 등이 위치한 중앙정부청사(CGO)를 또다시 임시 폐쇄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청사가 통제되면서 입법회는 이날 예정됐던 회의를 대거 취소됐다.

SCMP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애드미럴티 일대에 모여든 시민들이 3시간 뒤 1000여명으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들은 캐리 람 행정장관에게 ▲송환법을 완전 철회할 것 ▲지난 12일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을 폭동으로 규정한 언행을 철회할 것 ▲과도한 폭력을 행사한 경찰들을 처벌할 것 ▲시위대에 부과된 모든 혐의를 철회할 것 등 4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시위대는 애드미럴티 일대는 물론 경찰본부가 위치한 완차이 일대를 점거하고 있다.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하면서 버스 운행이 중단되는 등 교통 체증도 발생하고 있다.

시위대는 치고 빠지기 전술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시위대가 주요 도로중 하나인 하코드가를 30분간 점거했다가 철수하는 등 과거 시위 보다 유연하고 유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4년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을 주도했던 학생 운동가 조슈아 웡(黃之鋒·22)은 이날 시위에 참가해 완차이 아스날가에 위치한 경찰본부를 둘러쌀 것을 제안했다.

이에 호응한 시위대가 경찰본부 청사로 이동해 지난 12일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한 스테판 로 경무처장 면담을 요구했다. 하지만 경찰은 처장 면담 요구를 거부하고 정문을 폐쇄했다가 시위대가 경찰의 군중 통제용 장벽을 이용해 역으로 입구를 봉쇄하자 협상에 나섰다.

하지만 시위를 이끌고 있는 웡은 믿을 수 없다며 이를 거부했다고 SCMP는 전했다. 경찰은 수차례 협상 시도가 결렬되자 이날 오후 2시께 추후 통지될 때까지 경찰본부가 범죄 신고를 받을 수 없다고 공지했다.

또다른 시위대 수백명은 세무국 청사 정문을 막고 공무원들에게 파업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공무원들은 업무를 계속하고 있다.

한편 테리사 청 홍콩 율법사 사장(법무부 장관격)은 이날 오전 11시께 자신의 블로그에 “홍콩의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 “우리는 비판을 받아들이고 대중에게 봉사하는 것을 개선하기 위해 가장 성실하고 겸손한 태도를 취할 것을 약속한다”고 시위 과잉진압 사과문을 올렸다. 람 행정장관과 사과문과 동일한 표현이다.

이밖에 조슈아 로 홍콩 공무원사무국 국장은 이날 오후 입법회에 출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CGO가 여러번 폐쇄됐지만 관련 부서는 일상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비상계획을 세워두고 있어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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