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중고등학생들, 시험 파업으로 “반(反) 송환법” 외쳤다

  • 뉴스1
  • 입력 2019년 6월 19일 16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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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처벌규정 없어 처벌받진 않아”

홍콩의 중고등학생들이 당국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대해 반대를 피력하기 위해 시험 파업을 벌였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홍콩 중등학교장협의회 집행위의 마이클 웡 웨이유는 학생들이 이번 TSA 시험에서 빈 답안지 제출이나 답안지 파손 등의 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험을 주관하는 곳이 정부라고 생각한 학생들이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이러한 방법을 쓴 것 같다”고 말했다.

TSA는 독립 운영되는 홍콩의 반공영 시험평가원 EAA가 중등학생(secondary school)을 대상으로 치르는 일종의 학력평가 시험이다.

EAA는 18일부터 이틀간 TSA 시험을 진행해 학생들의 중국어·수학·영어 실력을 측정하는데, 웡에 따르면 협회에 소속된 학교 절반 이상은 “학생들이 시험을 제대로 치르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시험 파업을 벌였는지 구체적 숫자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웡은 “어떤 학생들은 빈 답안지를 냈고 다른 아이들은 관련이 없는 단어나 가위표(X)를 그렸다. 객관식 문항에서는 모든 답을 선택했다”며 “답안지에 있는 바코드 라벨을 훼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TSA를 통해 공개적으로 항의하자고 나선 단체는 없었다. 그래서 이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사적 모임들을 이용해 관련 정보를 주고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 점에 상당히 놀랐다”고 설명했다.

SCMP에 따르면 지난 며칠 동안 시위에 나선 홍콩 시민들이 주로 사용하는 텔레그램 메신저에는 ‘TSA 거부 운동’ 메시지가 확산됐다고 한다. 이 메시지는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에게 Δ빈 답안 제출 Δ바코드 훼손 Δ답안 훼손 Δ반(反) 송환법 메시지 작성 Δ송환법 반대 청원서 작성 등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웡은 EAA의 시험 처벌 규정에는 시험을 망친 행위 등에 대한 언급이 없기 때문에 학교가 학생을 처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학생들에게 기초 과목 교육 기준을 제공하는 이 시험이 올해에는 부정확한 결과를 보일 점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16일 홍콩 시민 약 200만명은 당국의 송환법에 반발해 2차 대규모 시위 ‘검은 대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캐리 람 행정장관이 법안을 철회하고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람 장관은 18일 홍콩 시민들에게 두 번째 사과 성명을 발표했으나 여전히 법안의 완전한 철회나 사퇴는 거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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