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송환법 사실상 폐기…시진핑의 최대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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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17일 09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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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생일 케이크 등을 선물 받을 때,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송환법의 무기한 연기를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5일 타지키스탄 수도 두샨베에서 시진핑 주석이 머무는 호텔을 직접 찾아 아이스크림 케이크 등을 선물하며 시 주석의 66세 생일을 축하했다.

같은 날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송환법을 무기한 연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람 장관은 이어 16일에는 사과 성명을 발표하며 “송환법을 다시 추진할 시간표는 없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홍콩 청정의 한 간부는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송환법을 다시 추진할 시간표는 없다는 말은 송환법을 폐기했다는 말과 다를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베이징 권부의 체면을 고려해 송환법을 다시 추진할 시간표는 없다는 수사를 썼을 뿐 사실상 송환법이 완전히 폐기됐다”고 덧붙였다.

이는 2012년 집권 이후 일인독재를 강화해 왔던 시진핑 주석에게는 최대 굴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집권 이후 반부패 캠페인을 벌이는 방법으로 모든 정적을 제거한 뒤 주석 임기제를 폐지함으로써 영구 집권의 길을 열었다.

이에 따라 중국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마오쩌둥 이후 가장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는 공산당 지도자가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런 시 주석이 홍콩 주민들에게 제대로 한방을 맞은 셈이다.

중국 국내에서 시 주석의 리더십에 조직적으로 저항하는 세력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부 공산당 원로들이 시진핑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시 주석이 너무 빨리 발톱을 드러내 미국을 자극, 무역전쟁을 유발했다며 시 주석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하는 원로들이 속출하고 있다.

덩샤오핑의 아들 덩푸팡은 물론, 공산당 개혁파의 거두였던 후야오방의 아들 후더핑 등은 “중국이 미국을 넘어설 때까지 은인자중하며 실력을 길러야 하는데 시 주석이 너무 빨리 발톱을 드러내 미국의 공격을 초래했다”며 시 주석의 리더십을 비판했다.

이들의 비판은 아직은 통제가능한 수준이다. 그러나 시 주석의 리더십에 대한 불만이 축적될 경우, 언젠가는 불만이 폭발적으로 분출될 것이며, 홍콩이 아닌 본토에서 시 주석에 대한 반발이 나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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