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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는 거대한 가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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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는 거대한 가스실”

이윤태 기자 입력 2019-11-05 03:00수정 2019-11-0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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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 높은 인도 스모그에… 비행기 회항하고 새들도 혼비백산
시계불량으로 37개 항공편 취소… 초미세먼지 농도 기준치 400배
타지마할엔 공기청정차량 배치, 차량 2부제-임시휴교 조치 단행
BBC “수확 뒤 밭에 불지른 탓”
3일 아침 인도 수도 뉴델리에 대기오염으로 뿌옇게 흐린 도로 위를 차량이 가득 메우고 있다. 최근 인도는 대기오염 정도를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역대 최악의 공기 질을 보이고 있다. 뉴델리 당국은 4일부터 15일까지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민간 차량 대상 ‘차량 2부제’ 운행을 시행하기로 했다. 뉴델리=AP 뉴시스
“델리가 가스실로 변했다. (대기오염이) 참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주 주지사는 1일 인도 수도 뉴델리 등 북부 지역을 강타한 심각한 대기오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인도 정부가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땜질식 대책에 상황이 더 악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CNN 등에 따르면 뉴델리의 인디라 간디 국제공항에선 37개 항공편이 대기오염으로 가시거리를 확보하지 못해 우회했다. 조종사들은 시야가 좋지 않을 때도 비행기 착륙을 할 수 있도록 훈련하지만 인도의 대기오염은 그 수준을 넘어선다는 게 공항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날 뉴델리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일시적으로 m³당 1000μg에 육박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안전기준(m³당 25μg)의 400배 수준이다. 대기오염으로 악명이 높은 중국 베이징보다도 7배가량 높다. 최근 대기질지수(AQI)가 999를 넘기는 지역도 속출했다. 인도 AQI는 보통(101∼200), 나쁨(201∼300), 매우 나쁨(301∼400), 심각(401∼500) 등으로 나뉜다. 999는 역대 최악의 수준이다. 인도 보건부 관계자는 “도시의 대기오염 수치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졌다”면서 “재앙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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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보건당국은 앞서 1일 델리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시민들에게 외출 및 외부 활동 자제를 당부하는가 하면 각급 학교에 방진 마스크 500만 개를 배포했다. 그럼에도 사태가 더 악화되자 4일부터 15일까지 차량 2부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델리 내 모든 학교는 5일까지 임시 휴교에 들어간다. 건설 현장의 작업도 중단됐다.

오염이 심해지자 관광명소인 타지마할을 오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첨단 공기청정 차량까지 배치했다. 4일 인도 NDTV에 따르면 인도 북부의 우타르프라데시 주정부는 타지마할의 순백색 외벽이 대기오염 때문에 황색으로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공기 정화 기능이 있는 차량 한 대를 배치했다. 이 차량은 반경 300m 내 150만 m³의 공기를 8시간 동안 정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등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대기오염이 심각한 도시 30개 중 22곳이 인도에 있다. 11월이 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영국 BBC는 최근 인도 북부를 뒤덮은 최악의 대기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델리주 인근의 농민들을 꼽았다. 매년 이맘때 추수를 마친 농민들이 개간을 위해 밭에 불을 지르는데 이 과정에서 막대한 연기가 발생한다. 여기에 일주일 전 힌두교 디왈리 축제를 기념해 전국 곳곳에서 터뜨린 폭죽에서 나온 화학물질도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 매연, 건설현장의 먼지 등에 더해져 최악의 대기오염을 초래했다고 BBC는 분석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인도#스모그#대기오염#미세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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