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왕실에 무슨 일이…‘왕의 배우자’ 이어 왕실 관리 6명도 지위 박탈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24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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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 와찌랄롱꼰 태국 국왕이 ‘극도의 악행(extremely evil)’을 이유로 왕실과 군 고위 관리 6명을 해고했다. 왕의 배우자(Chao Khun Pra·한국의 후궁 격)‘인 시니낫 웡와치라파크디의 모든 지위를 박탈한지 이틀만이다.

23일 방콕포스트와 BBC,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태국 왕실은 이날 관보에 왕실청 소속 중장을 해임하고 계급과 왕실 훈격을 박탈한다고 발표했다. 그가 자신과 타인의 이익을 위해 지위를 남용하고 직무 수행과정에서 규정을 지키지 않아 국가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왕실 간호사와 수의사 등으로 알려진 왕실 근위대와 군 소속 영관급 장교 5명도 같은 이유로 해고했다. 이들 역시 계급과 왕실 훈격을 박탈당했다.

태국 왕실은 이들의 해고와 시니낫을 직접 연관 짓지는 않았지만 외신들은 왕실 보좌진과 시니낫의 몰락을 하나의 사건으로 묶어 보도하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알자지라는 시니낫은 지위 박탈 이후 행방이 묘연하다면서 대중은 상징적인 이미지, 왕실 보좌진의 운명 등을 통해 왕실 내부 상황에 대한 단서를 얻고는 한다고 논평했다.

와찌랄롱꼰 국왕은 지난 5월 즉위했다. 그는 대관식에 앞서 타이항공 승무원 출신 수티다 와찌랄롱꼰 나 아유타야(40) 근위대장과 결혼식을 올리고 그를 네번째 왕비로 임명했다. 이후 두달만인 지난 7월 시니낫을 왕의 배우자로 임명해 주목을 받았다. 태국에서 왕의 배우자라는 호칭이 부여된 것은 거의 100년만이다.

와찌랄롱꼰 국왕은 왕실의 일상을 비공개했던 전례에서 벗어나 시니낫의 전기를 작성해 배포하는 등 시니낫을 총애하는 듯 했지만 왕의 배우자로 임명한지 석달만에 왕과 여왕에 대한 불경 등을 이유로 돌연 모든 지위를 박탈했다.

태국 왕실은 두쪽 분량의 성명에서 “시니낫이 왕실의 전통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국왕에게 반항했다”면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왕실의 명령을 빙자해 자신의 개인적 욕망을 채웠다”고 지위 박탈 사유를 밝혔다.

이어 “야심에 이끌려 여왕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면서 “시니낫의 행동은 국왕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것으로 국가와 왕실의 위엄을 훼손시켰다”고도 했다.

와찌랄롱꼰 국왕은 온화하면서도 강직한 성품을 지녔던 선왕과 달리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왕세자 시절 잦은 이혼 경력, 낭비벽, 금융 스캔들 개입설 등으로 자주 구설수에 올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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