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자리 못보게… 상자 쓰고 시험 본 인도 대학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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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원이 올린 사진 논란 커져… 교육당국 “재발땐 학교면허 취소”
대학측 “학생들 동의 구한 것”

16일 인도 카르나타카주 하베리에 위치한 한 대학교에서 학생들이 머리에 종이 상자를 쓰고 시험을 치르고 있다. 사진이 유포된 후 “비인간적”이란 비판이 제기되자 학교 측은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며 “어떤 강요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ANI 트위터
16일 인도 카르나타카주 하베리에 위치한 한 대학교에서 학생들이 머리에 종이 상자를 쓰고 시험을 치르고 있다. 사진이 유포된 후 “비인간적”이란 비판이 제기되자 학교 측은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며 “어떤 강요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ANI 트위터
인도의 한 대학이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정면에 구멍이 뚫린 종이상자를 머리에 쓰고 시험을 치르게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19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 카르나타카주 하베리의 한 사립대 1학년 학생들은 16일 종이상자를 머리에 쓴 채 화학 시험을 치렀다. 부정행위 방지 차원 명목으로 시행된 이 조치는 학교 측의 사전 허가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한 교직원이 시험 장면을 찍은 사진을 온라인에 게재하며 알려졌다. 사진이 확산되며 항의가 빗발치자 인도 교육당국은 해당 대학에 종이상자 시험을 중단하고 경위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교육 당국 관계자는 영국 BBC에 “이런 일이 추후 또다시 발생하면 학교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고 대학 측에 명확히 알렸다”며 “시험장에서의 부적절한 행위를 예방하는 방법은 이미 충분히 많고 문명사회는 이런 비인간적인 아이디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측은 “잘못된 행동을 방지하기 위해 이 아이디어를 시행한 것이지 학생들을 고통스럽게 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며 “사전에 학생들의 동의를 받았고 상자도 각자 지참해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뭄바이(다른 학교)에서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종이상자를 쓴다는 얘기를 듣고 시험적으로 도입해 봤다”고 설명했지만 여론은 차갑게 식었다.

프랜시스 조지프 뭄바이 교장 네트워크 재단 대표는 시험 장면을 찍은 사진에 대해 “학생들이 상자 안에서 생각하고 있다(thinking inside the box)”며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교육은 대체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내용의 비판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인도 대학#부정행위 방지#종이상자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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