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시위 참여에… 된서리 맞는 홍콩 기업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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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캐세이퍼시픽 불매운동… 주가 4.9% 하락에 사측 직원 단속
‘反中’ 몰린 美 ‘코치’도 끝내 사과

홍콩 시위 때문에 중국으로부터 된서리를 맞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직원들의 시위 참여를 방관했던 홍콩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이 가장 큰 희생양이 됐다.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캐세이퍼시픽의 존 슬로저 회장은 7일 직원들의 시위 참여를 공개적으로 막지 않겠다며 “특정 사안에 대해 직원들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까지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소신을 밝혔다. 하지만 기업 주가가 10년 만에 최저치를 찍은 12일 루퍼트 호그 캐세이퍼시픽 최고경영자(CEO)는 “불법 시위를 지지하고 참여한다면 해고를 포함한 징계 처분을 받을 수 있다”며 시위 참여자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밝혀야 했다. 캐세이퍼시픽의 주가는 이날 4.9% 떨어져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신들은 캐세이퍼시픽의 입장 변화는 중국민용항공국(CAAC)이 9일 시위에 참여하거나 지지를 표시한 직원을 대상으로 중국 본토행 비행 업무를 금지하는 압박 조치를 취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 상황에서 홍콩 산업계는 중국이 시키는 대로 하라는 명확한 경고로 읽힌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한 국영기업은 직원들에게 캐세이퍼시픽을 이용하지 말라고 지시하는 등 중국인들의 대대적 불매운동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패션업계에도 ‘반중’으로 몰려 피해를 입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미국 패션 브랜드 코치(COACH)도 불매 운동에 직면했다.

12일 환추(環球)시보에 따르면 코치는 자사 티셔츠 제품과 웹사이트 등에 홍콩과 대만을 국가로 표기해 중국인들의 외면을 받았다. 브랜드 홍보대사로 활동했던 중국인 유명 모델 류원도 “코치의 이런 행동은 중국인의 국민 정서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코치 측은 “티셔츠 디자인에 큰 실수가 있어 관련 조치를 했으며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한다”면서 “이러한 잘못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명품 패션 브랜드 베르사체도 홍콩 시위를 지지했다가 중국의 비난을 받고 사과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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