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얼굴 인식 기술에 홍콩 시위대 ‘마스크’로 위장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13일 14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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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최루탄의 매캐한 냄새 뿐만 아니라 기계가 사람을 분별해 내고 인지하는 ‘안면 인식 기술’을 피하고자 시위 현장에서 마스크를 써야 하는 시대가 됐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친(親)중국 성향인 홍콩 입법회가 범죄인 인도법 개정을 강행하는 것에 반발해 거리로 뛰쳐나온 홍콩 시민들은 하나 같이 헬멧과 보안경, 수술용 마스크를 이용해 얼굴을 가렸다.

경찰의 해산 명령에도 굴하지 않고 거리를 지켰던 홍콩 시민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나온 다른 시민들에게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라고 거듭 조언했다. 시민들은 사진을 찍는 것도 꺼렸고, 언론과 인터뷰에서도 신분을 감추기도 했다.

아울러 홍콩 시민들은 전화나 휴대전화 문자 같은 감청이나 추적이 가능한 수단이 아닌 텔레그램 등 암호화된 창구를 통해 범죄인 인도법안을 저지하기 위한 전술을 교환했다.

외신은 홍콩 시민들이 마스크 등을 이용해 신체적 특징을 가리려는 것은 중국이 얼굴 인식 기술 등을 이용해 위험인물을 추적, 감시하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얼굴 인식 기술을 활용해 신장 위구르 자치구 주민들을 추적, 감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중국 정부가 국영 군사기술 기업인 중국 전자기술 그룹(CETC)이 만든 운영 플랫폼 ‘IJOP’(Integrated Joint Operations Platform)와 연결된 감시 전용 모바일 앱으로 위구르족을 감시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HRW에 따르면 IJOP는 일종의 대규모 감시 체계로, 개인의 자동차 색상과 크기까지 알아낼 수 있다. 중국 경찰이 이를 이용해 광범위한 개인 정보를 수집하고 의심되는 사람의 활동을 보고, 조사한다는 것이 HRW의 주장이다. 의심스럽다고 분류된 사람은 법적 보호절차 없이 바로 구금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중국은 위구르족 주민들의 DNA를 채취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해 위구르족들을 추적,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져져 있다.

이같은 이유에서 미국 의회는 지난 2018년 ‘2019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서 미 정부 기관의 하이크비전 CCTV 구매를 금지했다. 의원들은 상무부에 서한을 보내 중국 정부의 신장위구르 무슬림 탄압을 기술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하이크비전 등을 규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하이크비전은 세계 최대 폐쇄회로(CC)TV 업체로 최대주주가 CETC다. 하이크비전은 자사의 제품을 사용하면 얼굴이나 신체 특징, 걸음걸이로 어디서나 사람들을 추적하는 것이 가능하며 갑자기 뛰는 사람이나 군중집회처럼 비정상적인 활동도 감시할 수 있다고 자랑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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