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0만 반대시위 홍콩 범죄인인도 개정에 ‘심각 우려’ 표명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11일 1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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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는 홍콩 정부가 거센 반발에도 신병 구속한 피의자를 중국 본토로 송환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 개정을 추진하는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홍콩 동망(東網) 등이 11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전날(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홍콩 정부가 중국 중앙정부의 의향에 맞춰 상정한 ‘도망범 조례(逃犯條例)’ 개정안이 “홍콩의 자치를 훼손하고 인권과 자유, 민주주의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위험성이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조례 개정안에 반대해 100만명의 군중이 지난 9일 홍콩섬 중심가에서 역대 최대의 시위를 벌인데 대해 시위 참여자들과 “우려를 공유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홍콩에 고도 자치를 보장하는 ‘1국2체제(一國兩制)’가 “계속적으로 침해되면서 오랜 기간에 걸쳐 확립한 홍콩의 특별한 지위가 위기에 처하게 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이런 최근 상황이 홍콩에서 미국인의 비즈니스 활동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앞서 9일 민주파 단체 민간인권진선(民間人權陣線 민진) 주관으로 ‘도망범 조례’ 개정에 항의하는 가두시위가 103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펼쳐졌다.

시위 군중은 홍콩 중국 귀속 후 최대인 2003년 국가안전법 반대 시위의 50만명을 두 배 이상 넘어섰다. 경찰 추산은 24만명이다.

홍콩 입법회(의회)가 심의 중인 중국 사법당국의 기소를 당한 범죄인을 본토로 인도할 수 있는 개정안은 가결이 확실한 상황이다.

개정안이 발효하면 중국 측으로선 ‘요주의 인물’인 홍콩 민주활동가와 중국에서 활동하다가 홍콩에 들어온 인권운동가 등 반체제 인사는 물론 중국 측과 사업상 분규를 빚은 기업 관계자 등이 강제로 송환당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대규모 시위에도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을 갖고 조례 개정안이 중요하며 홍콩에 정의를 세우고 국제적 의무를 이행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가결 절차를 강행할 방침이라고 언명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개정안이 12일 예정대로 입법회에서 심의를 재개할 것이라면서 자신이 과거에도 논란이 많은 의제를 여러 건 처리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캐리 람 행정장관은 역대 최고의 반중 시위 군중이 운집하는 등 드센 반발을 의식해 개정안에 인권보장을 강화하는 내용을 보완하겠다고 설명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이 개정안 강행을 선언하면서 홍콩 정부와 민주파 단체, 시민 간 갈등이 한층 격화해 자칫 대규모 유혈사태로 비화할우려를 낳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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