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여성 “엡스타인 파티에 앤드루 英왕자도 초대돼”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19일 1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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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왕자, FBI에 출석해서 진술하라" 촉구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15세 때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이 영국의 앤드루 왕자에게 사건과 관련한 정보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 여성은 미성년자 성범죄를 저지른 엡스타인의 개인 섬에 앤드루 왕자와 함께 초대됐었다고 주장했다.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 수감됐다가 지난 8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미국의 억만장자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는 엡스타인이 연결해준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8일(현지시간) 가디언,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이날 엡스타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한 31세 여성은 엡스타인이 남긴 재산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미 십여명의 피해자가 공정한 피해 보상을 요구하면서 엡스타인의 부동산에 소송을 걸었다.

그는 얼굴을 가리지 않고 기자회견에 나섰지만 실명은 공개하지 않은 채 자신을 ‘제인 도(Jane Doe·신원미상 여성을 일컫는 관용어) 15’로 칭했다.

보도에 따르면 제인도15는 앤드루 왕자에게 사건의 진상을 털어놓으라고 요청했다.

제인도15는 “앤드루 왕자를 포함해 엡스타인과 가까웠던 사람들은 앞으로 나와서 선서 하에 그들이 가진 정보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제인도15는 앤드루 왕자가 자발적으로 미 연방수사국(FBI)과 검찰에 출석하고 진술하기를 원하고 있다. 엡스타인은 숨졌지만 수사당국은 추가 범죄를 조사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제인 도15는 수학여행차 뉴욕을 방문했을 때 엡스타인의 어두운 세계로 유인됐다.

제인 도15는 뉴욕에서 모델로 활동하던 언니를 통해 엡스타인의 맨해튼 집을 방문하게 됐다. 여기서 엡스타인의 비서는 제인 도15의 사진을 찍었다. 또 아이팟을 주면서 “엡스타인이 너를 정말로 만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몇주 뒤 그는 비서로부터 “엡스타인이 사진을 보고 너에게 매우 관심을 보였다”는 메일을 받았다.

제인 도15 자매는 라스베이거스의 마술 쇼에 이어 엡스타인의 뉴 멕시코 목장에도 초대됐다. 목장으로 가는 전용기 안에서 엡스타인은 다른 소녀 몇명과 함께 있었다고 한다. 목장에 도착했을 때 제인 도15 자매를 비롯해 소녀들은 승마 등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 날 제인 도15는 엡스타인이 머물고 있는 메인 하우스로 와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 곳에 갔을 때 엡스타인은 목욕가운만 입고 있었으며, 제인 도15에게 마사지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더니 도구를 이용해 제인 도15를 성폭행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미시간주의 집으로 돌아온 뒤 제인 도15는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위치한 엡스타인의 섬으로 오라는 제안을 받았다.

그는 “앤드루 왕자도 손님으로 참석한다고 당시 들었다”며 “나는 무서워서 초대를 거절했다. 엡스타인의 세계를 잠깐 경험했을 뿐이지만 내 삶의 궤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트라우마를 남겼다”고 밝혔다.

이어 “엡스타인과 가까웠던 사람들이 엡스타인이 아동을 학대할 줄 몰랐다고 주장하는 걸 보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앤드루 왕자는 엡스타인의 소개로 당시 10대였던 로버츠 주프레와 성관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주프레는 이미 2015년 법정에서도 앤드루 왕자의 성범죄 혐의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제인도15의 호소는 앤드루 왕자가 TV 인터뷰를 통해 주프레와 관련된 혐의를 부인한 지 이틀만에 나왔다. 앤드루 왕자는 16일 방영된 BBC 인터뷰에서 “(피해자를) 만난 기억조차 없다”고 해명했지만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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