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英정부의 러시아 개입 보고서 비공개, 수치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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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1월 12일 10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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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홍보차 英 방문한 클린턴, 존슨 비난
"영국에서 일어나는 일, 이해할 수 없다"

힐러리 클린턴(72) 전 미국 국무장관은 영국 정부가 러시아의 정치 개입 문제를 알면서도 이를 덮으려 한다며 “이는 해롭고, 납득할 수 없으며, 수치스러운 일이다”고 비난했다.

외동딸 첼시(39)와 공동 집필한 저서 ‘배짱 있는 여성들 : 용기와 회복에 관한 좋아하는 이야기’를 홍보하기 위해 영국을 방문한 클린턴은 11일(현지시간) “영국은 러시아가 영국 정치에 개입을 시도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면서 “영국 정부가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 믿을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고 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하원의 정보·안보위원회(ISC)는 러시아 정치 개입과 관련한 보고서를 작성, 영국 정보 기관의 승인을 받은 뒤 10월17일께 최종 보고서를 총리실에 전달했다.

총리실은 그러나 “(보고서를) 단계별로 점검을 하기 위해 6주가 소요된다”면서 12월12일 선거 전에는 이를 공식 발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클린턴은 “그들은 이러한 정보를, 특히 선거전에는 발표하지 않겠다는 결정한 자신이 대체 누구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하며 “내가 말해주겠다. 그들은 자신이 전지전능한, 모든 것을 다스릴 수 있는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고 비난했다.

그는 “누군가는 내게 ‘러시아 정계 개입설을 이만 끝내라’고 한다”면서 “그럴 때마다 나는 ”러시아가 먼저 개입을 끝내면 나도 손을 떼겠다고 말한다“고 했다.

클린턴은 ”영국을 정말 흠모하는 이로써 나는 영국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걱정이 된다“고 밝혔다.

클린턴은 이어 ”우리나라에는 독재를 찬미하고 독재자들의 도움을 받아 온갖 미친 짓을 하는 대통령이 있다“면서 ”우리에게는 관계를 건전하게 이어나갈 분별 있는 동맹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3일 가디언은 정부가 공개를 거부한 보고서에 존슨 총리의 책사인 도미닉 커밍스 총리 수석 보좌관과 러시아 정부가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보도했다.

커밍스 보좌관은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전략을 세우는 숨어있는 실세로 알려졌다.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EU 탈퇴를 주장하며 ‘보트 리브(Vote Leave)’라는 전략 캠페인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커밍스 보좌관은 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한 이후 1994년부터 1997년까지 3년을 러시아에서 보냈다.

앞서 도미닉 그리브 ISC 위원장은 존슨 총리의 보고서 공개 지연 결정에 대해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놀랍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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