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새 무역협정 서명…자동차 관세는 ‘그대로’

  • 뉴스1
  • 입력 2019년 10월 8일 13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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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정부가 농축산물과 디지털 상품을 골자로 한 새로운 무역협정에 정식으로 서명했다. 미국에서는 행정부 권한으로 협정이 발효되고 일본에서는 의회 승인을 거쳐 내년 1월 발효될 전망이다.

7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스기야마 신스케 주미 일본 대사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협정 서명식을 가졌다.

이 협정은 일본이 일부 미국산 농축산물에 대해 다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회원국들과 동일한 관세 혜택을 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TPP 탈퇴를 선언한 후 미국은 캐나다·뉴질랜드 등 TPP 회원국들에 비해 일본 시장에서 불리한 입지를 갖고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서명식 연설에서 “이것은 미국 농부와 목장주들에게 큰 승리”라며 “내게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협정에 따르면 일본은 다른 TPP 회원국들과 같은 조건으로 미국산 쇠고기와 돼지고기에 대한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한다. 일본의 최대 수입 유제품인 치즈는 종전 최대 40%였던 관세율이 향후 15년간 철폐될 예정이다. 미국산 밀과 보리에 대한 수입가격 인상율도 점차 낮아진다.

그 대가로 미국은 4000만달러 상당 일본 농산물에 관세를 철폐하고 쇠고기 관세율 쿼터를 완화해 일본산이 미국 시장에서 더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별도 합의로 양국 정부는 영상과 음악, 전자책 등 디지털 상품에 대한 관세를 없애고 장벽 없이 데이터 전송이 자유자재로 가능하도록 보장하는 데 동의했다. 다만 프로그램 설계도인 소스코드나 인공지능(AI) 계산 절차인 알고리즘에 대해 국가가 기업에 공개를 요구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협정에서 양국 무역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일본산 자동차와 항공기, 미국산 액화프로판가스와 반도체 제조장비와 같은 품목은 들어가지 않았다.

이에 따라 미국이 기존 일본에 부과한 자동차 관세 2.5%는 여전히 유효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보다 포괄적인 합의를 위해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매튜 굿맨 아시아경제전문가는 “농축업 분야에서는 혜택을 보는 일부 특정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더 넓게 보면 양국 무역에서 가장 큰 품목인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은 건드리지 않았기 때문에 상업적 관점에서 크게 의미 있는 협정은 아니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양국 정부는 내년 봄쯤 서비스 분야를 포함하는 포괄적 무역협정에 대해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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