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대, 이번엔 ‘반스 신발’ 보이콧…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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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8일 12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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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스 신발 보이콧 운동을 벌이는 홍콩 트위터 이용자. © 뉴스1
반스 신발 보이콧 운동을 벌이는 홍콩 트위터 이용자. © 뉴스1
홍콩 시민들 사이에서 캐주얼 신발 브랜드 ‘반스’(Vans) 불매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반스가 ‘홍콩 시위대’ 모습을 담은 신발 디자인을 돌연 삭제하면서다.

CNN에 따르면 반스는 지난주부터 ‘반스 커스텀 컬처 대회’ 온라인 투표를 시작했다. 이 대회는 시민들이 직접 자신만의 디자인을 제출하면, 투표를 거쳐 실제로 신발을 제작하는 일종의 공모전이다. 가장 멋진 디자인을 한 우승자에게는 2만5000달러(약 3000만원) 상금이 수여된다.

올해 온라인 투표에서는 ‘홍콩 시위대 디자인’이 한동안 1위를 달렸다. 홍콩의 시화인 ‘보히니아’를 비롯, 지난 2014년 홍콩을 수놓았던 노란우산과 올해 송환법 반대 시위대를 묘사한 그림 등 홍콩을 대표하는 여러 상징물이 검은색 운동화에 가미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신발 디자인은 홍콩 시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면서 온라인 투표에서 단숨에 1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투표 기한을 일주일 이상 남긴 지난 5일에 돌연 홈페이지에서 해당 디자인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다. 대회를 주관한 반스가 이 디자인을 후보 목록에서 삭제한 것이었다.

반스는 성명을 통해 “대회 의도에 따라 몇가지 작품을 삭제했다”며 “우리는 모든 사람에게 개방적인 브랜드로서 정치적 입장을 취한 적이 없다. 존경과 관용이라는 우리 회사의 오랜 가치에 부합하도록 디자인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해당 성명은 영어와 중국어로 제작됐다.

이에 홍콩 시민들은 반스가 중국의 눈치를 봐 홍콩 시위대 디자인을 삭제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SNS 공간에서는 홍콩 시민들이 반스 운동화를 쓰레기통에 버리거나 불에 태우는 사진·영상이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한 트위터리언은 반스의 슬로건인 ‘Off the Wall’(미쳐보자)를 중국에 굴복했다는 의미에서 ‘Lick the Great Wall’(만리장성을 핥다)로 고쳐 조롱하기도 했다.

홍콩에서는 송환법 반대 시위가 격화한 이후 중국 관련 기업 제품을 보이콧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달에는 홍콩 음식 프랜차이즈인 맥심스 창업자 딸이 홍콩 시위대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가 맥심스가 운영권을 가지고 있는 홍콩 스타벅스까지 시위대의 보이콧 대상이 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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