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질환 공포’ 전자담배, 항공기 내 배터리 화재도 늘어

  • 뉴스1
  • 입력 2019년 10월 8일 11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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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비롯해 사용자들의 높은 폐질환 위험성이 제기되고 있는 전자담배가 배터리 화재로 인한 항공기 사고도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연방항공청(FAA) 자료를 인용해 전자담배와 그의 충전식 리튬이온 배터리가 올해 8월1일까지 최근 3년 동안 비행기나 공항에서 연기나 화재 사고를 30회 이상 유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여객기 승객들은 매년 약 23억 개의 전자 장치를 비행기에 실은 채 오가고 있다.

그런데 안전 전문가들은 연방 규제당국이 화물칸이나 기내에서 화재 위험이 있는 이들 물품들의 반입에 대처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확실한 규제책을 내놓지 않고 이 관리 책임을 자주 항공사에 미루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화재 위험은 전자담배 배터리에서만 나오는 건 아니다. 노트북, 태블릿, 전화기 등 기기에서도 리튬이온 배터리가 연기를 내거나 점화되는 65건 이상의 사례가 있었다.

FAA는 화재 가능성이 높은 삼성 갤럭시 노트7 스마트폰 반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2016년 10월15일 내렸지만 이는 매우 드문 조치였다. 미 항공업계는 연방 규제당국이 위험을 인식하고 이를 대비하는 방식은 충분하지 않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FAA 자문단은 지난해 “전자 기기로 인한 화재와 싸우는 승무원들에 대한 FAA 지침은 부적절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단순히 지침뿐 아니라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배터리가 연소되면 조종사의 시야를 가릴 수 있는 잠재적으로 독성이 있고 인화위험이 있는 가스 및 연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FAA는 ‘폭발을 일으키거나 열로 인해 위험한 상황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배터리 및 배터리 이용 물건’을 갖고 탑승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조사들이 화재 위험으로 애플, 도시바, 레노버, 소니 등의 노트북이나 그 배터리를 리콜했음에도 FAA는 이를 반영하지 않은 채 폭발의 가능성이 있는지 등의 판단이나 고객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전적으로 항공사에 맡기고 있다.

하지만 항공사는 어떤 제품의 어떤 배터리가 기내나 혹은 화물칸에 넣어도 되는지 제각각의 규정을 제시하고 있어 승객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이익단체인 트래블러스 유나이티드의 찰스 레오차 대표는 “지금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게 다행”이라면서 “FAA가 위험의 수준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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