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지한파 내보내고 강경파 측근 잇단 전면배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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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1기 때 비서관 하야시 외교담당 관방 부장관보 유력
아베, 럭비월드컵 응원 동영상 올려… “태풍피해 위로는 없어” 비판여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외교를 담당하는 관방 부장관보에 하야시 하지메(林肇) 전 주벨기에 대사 기용을 최종 검토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2일 보도했다. 하야시 전 대사는 1차 아베 정권(2006년 9월∼2007년 9월) 때 비서관을 지낸 인물. 아베 총리가 개각을 통해 ‘지한파’를 내보내고 측근 인사를 기용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하야시 전 대사는 외무성 출신으로 2013년 내각관방 산하에 만들어진 영토·주권대책기획조정실장을 맡았다. 당시 독도에 관한 일본의 영유권 주장을 뒷받침하는 행보를 보이며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그는 2011년 1월부터 약 1년 동안 주한 일본대사관에서 총괄공사를 지낸 지한파 가네하라 노부카쓰(兼原信克) 관방 부장관보와 교체된다.

앞서 11일 개각에서 아베 총리는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국가안전보장국(NSS) 국장을 경찰 출신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전 내각정보관으로 바꿨다. 야치 전 국장은 2014년 1월 신설된 NSS의 초대 국장을 맡았고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때 일본 측 협상 책임자로 나섰던 ‘한국을 잘 아는 인물’로 꼽힌다. 반면 기타무라 국장은 외교 경력이 없다. 이 때문에 그가 외교안보 실무를 다루는 NSS 국장으로 적합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타무라 국장과 하야시 전 대사는 모두 1차 아베 정권 때 총리 비서관을 지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사히는 “단명한 1차 아베 정권의 전 비서관들은 ‘실패한 동지’라는 결속력이 강하다”며 “아베 총리가 자민당 총재 임기를 2년 정도 남겨 두고 ‘측근 외교’를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19일 트위터에 럭비월드컵을 응원하는 동영상을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아베 총리는 10초짜리 영상에서 일본 럭비팀 상의를 입고 나와 “드디어 럭비월드컵이 개막합니다”라고 말했다. 22일 오후 9시 현재 4197개 댓글 대부분은 ‘태풍 재해를 입은 지바 피해자에게는 메시지가 없나’, ‘생활에 여유가 있어야 스포츠가 활성화된다’ 등 부정적 내용이었다. 아베 총리의 트위터에 새 글이 올라온 것은 6일 이후 처음이지만 그동안 태풍으로 지바현이 큰 수해를 입었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논란이 불거졌다. 아베 총리는 그 이후에도 월드컵 응원 내용만 두 차례 더 올렸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아베 신조#강경파 전면배치#럭비월드컵#여론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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