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 “트럼프 ‘새로운 방식, 北 단계적 비핵화 의미”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21일 23시 11분


코멘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 대북 강경파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한 뒤 북한 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방식’을 언급한 가운데 새로운 방식이 ‘단계적 비핵화’일 가능성이 높다고 미국의소리(VOA)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관련해 언급한 새로운 방식은 미국의 대북 접근법의 유연성을 강조한 것”이라면서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나 비핵화 최종 단계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앞으로 나아가면 미국도 동시에 그럴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원하며 과거와 같은 단계적 비핵화 방식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과거에 얼마나 서툴게 해 왔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쩌면 새로운 방식이 매우 좋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후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식 핵포기 방식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조미관계 개선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주장했다는 보도를 흥미롭게 읽어봤다”고 화답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북한이 생각하는 새로운 방식의 첫 단계는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제시한 영변 핵시설 폐기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협상을 통한 양측의 입장 조율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의 최종 목표와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합의가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 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새로운 방식은 2~3개 단계로 나눠진 비핵화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꺼번에 모든 핵무기를 폐기하는 빅딜 방식과 여러 단계로 쪼개진 비핵화 방법의 중간 단계가 있으며, 여기서 유연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북한은 관계 개선과 신뢰 구축 이후 비핵화를 하기 원하지만 미국은 비핵화, 신뢰 구축, 관계 개선의 순서를 밟고 싶어하기 때문에 유연성이 발휘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은 북한이 원하는 관계 개선을 위해 연락사무소 개설 등 외교적 접촉을 넓힐 수 있는 방안들을 제시할 수 있다”며 “북한은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비핵화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비핵화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빠르게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방식 언급에 반응한 것은 북한이 원하는 단계적 비핵화 방식에 미국이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면서 “단계적 비핵화는 북한이 오랫동안 원하던 것이다. 여기에는 제재 완화가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쇄 카드를 또 다시 내놓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는 가장 기본적인 조치”라며 “미국은 북한의 핵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핵무기 1개 반출을 기대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구체적 비핵화 단계들은 실무협상에서 논의돼야 할 사안이지만, 비핵화 없이 제재 해제는 없다는 것과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목표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선신보가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질을 환영하면서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라는 불안정 요소가 남아있다고 밝힌데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 간 균열을 일으키려는 의도로 분석했다.

맥스웰 연구원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그의 보좌관들로부터 떼어내려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이로운 합의를 할 것이지만 볼턴 전 보좌관과 폼페이오 장관 같은 사람들은 그런 나쁜 합의에 방해가 될 것이라는 북한의 믿음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