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편한 관계 팀 쿡에…“훌륭한 CEO” 돌연 추켜세운 이유

  • 뉴스1
  • 입력 2019년 8월 22일 10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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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편한 관계였던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갑자기 훌륭한 CEO라고 추켜세웠다.

그런데 그 이유가 다소 황당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쿡 CEO가 자신에게 전화를 자주해 자문을 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미국의 경제전문 매체인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매기면 애플이 관세를 부과 받지 않는 삼성전자와 경쟁에서 불리해진다는 쿡 CEO의 주장을 수용해 “단기적으로 애플을 도와야겠다”고 말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관세를 안 내고 애플은 내야 한다는 게 문제”라며 “애플을 돕는 것은 애플이 훌륭한 미국 회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쿡 CEO가 “훌륭한 기업가”라며 “문제가 있을 때마다 나에게 전화를 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CEO는 안하는데 쿡 CEO는 내게 전화를 자주 한다”며 “다른 사람들은 아주 비싼 컨설턴트를 고용하지만 쿡은 도널드 트럼프에게 직접 전화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에게 직접 자문을 구하기 때문에 친밀감을 느끼고 높이 평가한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태도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과 쿡 CEO의 관계는 매끄럽지 못했다.

2017년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쿡 CEO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쿡 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환경 정책과 이민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실수로 “팀 쿡”이 아니라 “팀 애플”이라고 부르자, 그는 트위터 프로필명을 ‘팀’으로 바꾸고 뒤에 사과 이모티콘을 붙이는 등 트럼프 대통령을 대놓고 조롱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면서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매기자 둘의 관계는 가까워졌다.

애플은 대부분 완성품 조립을 중국에서 하기 때문에 대중 관세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국산에 더 많은 관세를 부과하려는 트럼프 대통령과 사이가 나빠선 좋을 게 없다.

지난주 쿡 CEO는 트럼프 대통령과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소재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할 정도로 둘은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쿡 CEO를 칭찬하고 나선 것은 삼성전자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애플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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