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크게 떠들고 행동으론 못 옮겨” 英외교전문 공개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18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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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혹평' 주미 英대사 논란에…"오랜 외교전문 내용"

영국에서 과거 각국 주요 정상들을 직설적으로 평가했던 외교전문이 기밀해제로 공개됐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혹평이 유출됐다는 이유로 주미 영국대사가 사임한 상황에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가디언과 텔레그레프는 18일 최근 기밀해제된 영국 외교전문들에 담긴 과거 각국 주요 정상들에 대한 평가를 보도했다. 이날 공개된 내용과 비교하면 킴 대럭 전 주미 영국대사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는 특별하지 않은 관행으로 보인다.

일례로 주미 영국대사였던 로빈 렌윅은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에 대한 1994년 외교전문에서 그를 “외교정책에 약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의제에 대해 끝까지 생각하고 토론하는 걸 즐기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결정은 미룬다고 지적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외국 문제에 관심이 많지만, 본능적인 느낌은 부족하다”, “부드럽게 말하고 압력을 가하는 대신 큰 소리로 떠들고 행동에는 실패한다”는 평가도 담겼다. 반면 영부인이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매우 총명하고 의욕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칸소주 여직원 폴라 존스에 대한 성희롱 논란 당시 혼란스러웠던 백악관 분위기를 기록한 문건도 공개됐다. 당시 전보는 해당 사건을 “아무도 존스의 이야기를 믿지 않지만, 대통령이 법정에서 진술해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백악관을 성나게 한다”고 기록했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했을 당시 벌어졌던 웃지못할 상황도 기록으로 남겨졌다. 당시 미테랑 전 대통령이 국빈만찬에서 장황한 연설을 했고, 식사가 미뤄지면서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결국 오후 10시께 자리를 떴다는 것이다.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이 오해로 인해 미국 측에 분개했던 상황도 드러났다. 당시 러시아 당국자들의 잘못된 상황판단으로 옐친 전 대통령이 1시간30분가량 정상 간 통화를 기다렸고, 이후 화가 난 그가 며칠 간 클린턴 전 대통령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옐친 전 대통령의 건강상태와 관련한 메모도 상당수 남아 있었다. 기록에는 옐친 전 대통령이 1994년 기침감기에 걸렸고, 대화 도중 자신의 손수건에 두 번이나 가래를 뱉었으며, 목과 턱 주변이 부어 있었다는 상세한 묘사가 수반됐다.

가디언은 이같은 기록을 전하며 “대럭 전 대사의 이메일이 유출되기 오래 전부터, 외국 정상들에 대한 은밀하고 때로는 호의적이지 않은 평가는 외교전문의 주요 내용이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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