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친분’ 트럼프 40번째 만나는 아베, 속내는 ‘불편’

  • 뉴스1
  • 입력 2019년 4월 26일 16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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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비핵화 입장차…FTA 등 무역 압박
아베, 7월 참의원 선거 앞두고 국내서도 비판여론 직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40번째 회담에 나선다. 하지만 대북 문제와 무역 등 일본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쉽지 않은 상황이라 속내는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26~27일 1박2일 일정에서 멜라니아 여사의 생일 만찬부터 골프 라운딩까지 어떤 정상보다도 트럼프 대통령과 많은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이에 대해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이 좌우하는 외교전에서 한국 등 각국 정상들은 아베 총리를 부러워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무역에 대한 긴장부터 비핵화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까지 복잡하고 도전적인 길을 걷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문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서둘러 접견해야 한다는 아베 총리의 ‘압박감’에 따른 것이라 보고 있다.

두 정상이 표면적으로는 최상의 밀월 관계를 과시하며 북한 비핵화 달성을 위한 공조를 강조하고 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게 WP의 분석이다.

‘선(先) 비핵화-후(後) 제재 완화’를 고수하는 아베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도 북한 비핵화를 위해 대북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은 “‘나도 협상할 줄 안다, 아베의 조언은 필요 없다’는게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아베 총리에게 ‘큰 일을 할 때는 직감을 갖고 가야 하는 만큼, 너무 많은 준비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전했다.

일본의 한 정부 관리는 WP에 ”아베 총리의 이번 백악관 방문이 미일 관계에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회의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일본 정부가 특히 우려하는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재선을 위해 공격적인 정책을 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밖에 일본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으로는 무역이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간 676억달러(약 78조원)의 대일 상품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일본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밀어붙이고 있다. 또 일본 자동차 제조기업들에 미국에 더 많은 공장을 세울 것을 요구하며 관세 폭탄으로 협박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 총리는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격돌을 최대한 피하려 할 뿐,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지렛대는 거의 없다고 WP는 지적했다. 집권당인 자민당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첨으로 일관하는 아베 총리의 행보에 실망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도쿄를 방문했다는 미 의회 보좌관은 WP에 ”일본인들이 손톱으로 매달려(벼랑 끝에) 있는 것 같다“면서 ”아베 총리의 한 수석보좌관은 내게 ‘트럼프 대통령이 6년 더 집권하면 우리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말까지 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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