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다시 일상으로”…12만명 모인 격렬한 시위 지나

  • 뉴시스
  • 입력 2018년 12월 10일 05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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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은 9일(현지시간) 파리 상점 주인들이 주말동안 벌어진 대규모 시위의 잔해를 치우며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창문을 보호하기 위해 못질 해둔 합판들도 하나씩 뜯어내고 있다. 시위에 대비해 폐장했던 에펠탑과 루부르 미술관도 다시 관광객을 받기 시작했다.

8일 프랑스 전역서 벌어진 네번째 ‘노란 조끼’ 시위는 지난 1일 벌어졌던 폭력 사태에 비해 비교적 큰 피해가 없이 끝난 모습이다. 참가 인원 역시 지난 주 13만6000명에서 12만5000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전세계에 생중계된 파리에서의 격렬한 시위 모습으로 국가적 이미지가 손상됐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프랑스 당국은 시위에 앞서 8만9000여명의 경찰병력을 배치하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으나, 시위대를 저지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프랑스 내무부는 9일 오전 전날 벌어진 ‘노란조끼’ 시위로 전국에서 1220명이 경찰에 붙잡혀 억류 중이라고 발표했다. 지난주 검거한 450명에서 크게 늘어난 숫자다.

경찰은 전날 전국 곳곳의 기차역에서 시위대 몸수색을 실시해 경기용 철 공에서부터 테니스 라켓까지 시위 중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것들을 모두 몰수했다.

8일 시위로 파리에서 발생한 부상자 71명을 포함해 135명이 다쳤다. 특히 남부 보르도에서는 시위대 중 한 명이 시위 도중 들고 있던 수류탄이 폭발하는 사고로 크게 다쳤다는 보도도 나왔다.

시위대에 나선 이들은 대부분이 백인 남성 노동계층으로 경제적 불평등과 침체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했다.

지난 일주일여 간 침묵을 지키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시위를 저지한 경찰에 감사함을 표하며 다소 황당한 행보를 보였다.

뱅자맹 그리보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마크롱 대통령이 다음주 초 중대 발표에 나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해당 연설을 통해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시위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 정부는 5일 ‘노란조끼’ 시위를 촉발한 유류세 인상 조치를 철회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시위대는 이제 최저임금 인상, 부유세 부활, 대입제도 개편 철회에 이르는 다양한 요구 사항을 내밀며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게다가 유류세 인상 조치 철회로 기후 협약을 이끌어온 프랑스 정부에 대한 신뢰는 땅으로 떨어지며 내우외환에 빠진 모습이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나의 친구 에마뉘엘 마크롱과 파리 시위대가 내가 2년 전 도달한 결론에 합의해 기쁘다”며 마크롱 정부를 조롱했다.

프랑스에 위치한 몽테뉴 인스티튜트의 도미니크 므와시 외교 정책 전문가는 진퇴양난에 빠진 마크롱 정부에 대해 “마크롱의 위기는 프랑스의 위기일 뿐 아니라 유럽의 위기다”며 “앞으로 몇 달 후 유럽연합(EU)에서 선거가 열린다. 여기서 유럽의 주축인 프랑스가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프랑스의 사태는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을 프랑스에 축소해 놓은 것일 뿐”이라며 세계 각국에 프랑스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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