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조작 의혹 ‘프로듀스’ 이어 ‘쇼미더머니’도 공정성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7일 16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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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쇼미더머니 트리플세븐(Show me the money777)’ 제작발표회 현장.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Mnet ‘쇼미더머니 트리플세븐(Show me the money777)’ 제작발표회 현장.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한 번만 다시 가볼게요.”

프로듀서 8명 앞에서 60초 동안 랩을 심사받는 Mnet ‘쇼미더머니8’ 2차 예선. 2일 방송에서 가사를 잊은 래퍼 윤훼이가 다시 해보겠다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남은 20초 동안 랩을 두 마디밖에 하지 못했다. 치명적 실수였으나 그는 예선을 통과했다. 그를 합격시킨 래퍼 매드클라운은 “여성 래퍼가 무엇인가를 보여주길 바란다. 제 혜안을 이해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동안 참가자의 실수에 엄격한 태도를 취해 온 ‘쇼미더머니’였기에 뜻밖의 결정이었다.

더구나 9일 방송에선 실수 없이 독특한 가사와 안무를 선보인 래퍼 지조가 탈락했다. ‘쇼미더머니2’에도 출연했던 그에 대해 프로듀서들은 “재지원한 분들에겐 조금 더 가혹하다”며 탈락 이유를 밝혔다.

이렇게 들쭉날쭉한 기준으로 통과와 탈락이 결정되자 시청자들 사이에서 “심사기준이 공정하지 않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투표조작 의혹을 받는 Mnet ‘프로듀스’ 시리즈 등 최근 오디션 예능의 공정성에 대해 시청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특히 ‘쇼미더머니8’의 경우 ‘인맥 힙합’이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나아가 프로듀서의 자율성에 기댄 심사가 모호하다며 뚜렷한 기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심사 기준의 모호함과 더불어 “합격시킬 참가자를 미리 선정해두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래퍼 22명을 선정한 23일 방송에선 경연 없이 9명이 방출됐다. 모두 더콰이엇, 양동근(YDG) 등 14명의 특별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받고 1대1 경연에서 승리한 래퍼들이었다.

하지만 1대1 경연에서 패배했다가 패자부활전을 거쳐 다음 단계에 진출한 김승민, 릴타치는 22명에 포함됐다. 김승민은 프로듀서인 기리보이의 크루(Crew) ‘우주비행’, 릴타치는 역시 프로듀서인 스윙스가 이끄는 레이블 ‘위더플러그’의 소속 래퍼다. 스윙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합격, 불합격을 줄만한 이유가 있었다. 절대 인맥힙합이 아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제작진은 “논란을 예상했지만 프로듀서들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있는 출연자를 다루는 방식도 일관된 기준이 없다는 평이다. 학교폭력 가해자 의혹을 인정한 래퍼 영비는 ‘쇼미더머니8’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과거 단체 채팅방에서 여대생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래퍼 킹치메인은 23일부터 모자이크 처리돼 방송됐다. 제작진은 “(학교 폭력 논란은) 인지하고 있었고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프로듀스’ 논란 이후 오디션 예능의 공정성에 대한 기준이 높아지고 있다. 시청자들을 납득시킬 기준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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