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100년, 최고의 작품 ‘올드보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8월 28일 06시 57분


영화 ‘올드보이’. 사진제공|쇼이스트·CJ엔터테인먼트
영화 ‘올드보이’. 사진제공|쇼이스트·CJ엔터테인먼트
처절한 복수극…영화계 큰 충격
한국영화 최초 칸 심사위원 대상


박찬욱 감독은 1992년 연출 데뷔작 ‘달은…해가 꾸는 꿈’에서부터 범상치 않은 재능을 드러냈다. 하지만 처절한 흥행 실패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1997년 ‘3인조’를 거쳐 2년 뒤 ‘공동경비구역 JSA’로 비로소 관객에게 각인되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2004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그랑프리·Grand Prix)을 거머쥐며 한국영화사 최초의 기록을 썼다. 처절한 반전의 복수를 그린 ‘올드보이’가 해당 작품이었다. 그는 전작 ‘복수는 나의 것’에 이어 ‘박찬욱 스타일’을 완성했다. 이후로도 그만의 독특한 이야기 방식이 세계적인 ‘명장’의 반열로 이끌었다.

‘올드보이’는 2003년 관객은 물론 한국영화계에도 상당한 충격을 안겼다. 15년 동안 영문도 모른 채 감금당한 남자와 그를 가둔 또 다른 남자가 벌이는 쫓고 쫓기는 복수의 이야기는 결말에 이르러 반전의 묘미를 한껏 안겼다.

어린 시절 한 치의 혀로부터 시작된 오래된 증오와 그 파멸의 이야기는 가해자와 피해자에 대한 관객의 시선을 뒤집어놓으며 부질없는 인간사의 한 단면을 극단으로 내몰았다. “드라마, 치정, 스릴러, 느와르, 액션 등 모든 장르를 통해 표현해낸 살아 움직이는 인간의 이야기”(영화제작사 폴룩스(주)바른손 안은미 대표)라는 극찬도 과언이 아니다.

‘결혼이야기’의 김의석 감독이 말한 것처럼 “한국영화의 가장 에너지틱한 해”로 기억되는 2003년 당시 최고의 작품으로 남았다. 그리고 칸 국제영화제 수상을 통해 “한국영화에 대한 인식을 바꿔 놓은 작품”(신유경 영화인 대표)으로 한국영화사에 기록됐다. 이는 한국영화계에 안긴 또 다른 신선한 충격이기도 했다.

박찬욱 감독의 성취에 힘을 보탠 것은 주연 최민식의 열연이었다. 살아있는 낙지를 씹어 삼키거나 일명 ‘장도리 신’으로 불리는, 비좁은 복도 안에서 건장한 조폭 무리들에 맞서는 모습 등은 몸으로 연기를 해내는 배우에게 찬사를 보내게 하며 한국영화 명장면으로 기억된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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