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추억’ 형사役 김상경 “이제 정말 끝났구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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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19일 15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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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살인의 추억’ 스틸컷.
영화 ‘살인의 추억’ 스틸컷.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 잘 알려진 국내 최악의 장기 미제사건으로 꼽히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33년 만에 특정된 가운데, ‘살인의 추억’에서 형사 역을 맡았던 배우 김상경이 “모두가 잊지 않아서 이런 결과를 만든 것 같다”라며 감회를 밝혔다.

2003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에서 서울에서 파견된 형사 서태윤 역을 연기했던 김상경은 19일 소속사를 통해 “봉준호 감독과 어제 메시지도 주고받았다”라며 “‘이제 정말 끝났구나!’ 하는 심정이었다”라고 전했다.

김상경은 ‘살인의 추억’ 개봉 당시 인터뷰에서 ‘왜 지나간 미제 사건을 굳이 만들었느냐’는 질문을 받았던 것을 떠올리며 “‘기억하는 것 자체가 응징의 시작이죠’라고 인터뷰했던 것이 기억난다”라고 했다.

이어 “봉 감독도 제가 얘기했던 이 문구를 기억하고 있더라”라며 “‘이제 응징되고, 끝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는 “‘살인의 추억’이 얼마 전까지도 케이블 등에서 계속 상영돼서 지금 젊은 세대도 알 정도로 계속 기억되고, 모두가 잊지 않아서 이런 결과를 만든 것 같다”라며 “결국 ‘살인의 추억’이, 그리고 저희 영화를 사랑해 주시고 관심 가져주신 모든 분이 해낸 일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억울한 피해자 분들과 가족들께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시길 진심으로 빌겠다”고 전했다.

‘살인의 추억’의 모티브가 된 화성 연쇄살인 사건은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경기도 화성시(당시 화성군) 일대에서 10명의 여성이 잇따라 살해된 사건이다.

당시 연인원 205만 명의 경찰이 투입돼 수사와 수색을 벌였고, 용의자와 참고인 명단에 오른 사람만 2만 1280명이었다. 하지만 모방 범죄였던 8차 사건의 범인 윤모 씨가 1989년 검거된 것을 제외하고는 성과가 없었다.

10차 사건의 공소시효마저 2006년 4월 2일로 만료되면서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었으나, 유전자(DNA) 분석 기법의 발달로 1차 사건 발생 33년 만에 유력 용의자를 특정했다.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DNA 분석 기술의 발달로 사건이 발생한 지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 재감정한 증거물에서 용의자의 DNA가 검출된 사례가 있다는 점에 착안, 화성 사건의 증거물 일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분석을 의뢰했다.

그 결과 총 10건의 화성 연쇄살인 사건 중 3건의 현장증거물에서 검출된 DNA와 일치하는 대상자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화성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이춘재(56)는 현재 강간 살인죄 무기수로 복역 중으로, 경찰에 따르면 그는 최근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앞으로도 국과수와 협조해 DNA 감정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며, 수사기록 정밀 분석 및 사건 관계자, 당시 수사팀 관계자 등에 대한 조사 등을 통해 그와 화성 연쇄살인 사건과의 관련성을 수사할 예정이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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