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지상파 장수 예능프로… 동시간대 타 채널 예능에 밀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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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해피투게더’ 개편 후에도 “토크 지루하다” 시청자 비판
MBC ‘라디오스타’도 시청률 뚝

지난해 10월부터 방영한 KBS 예능 ‘해피투게더’ 시즌4는 화제의 인물이 나왔던 몇 회를 빼면 줄곧 시청률이 3∼4%에 머물렀다. 급기야 지난달 15일 방송은 배우 김고은, 정해인이 출연했는데도 시청률 2.7%(닐슨코리
아)를 기록했다. KBS 제공
지난해 10월부터 방영한 KBS 예능 ‘해피투게더’ 시즌4는 화제의 인물이 나왔던 몇 회를 빼면 줄곧 시청률이 3∼4%에 머물렀다. 급기야 지난달 15일 방송은 배우 김고은, 정해인이 출연했는데도 시청률 2.7%(닐슨코리 아)를 기록했다. KBS 제공
“참담함을 느낀다.” “고인물이 됐다.”

최근 KBS 예능 ‘해피투게더’ 시즌4의 시청자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이다. 원색적인 비난(?)이라고 하기엔 “유재석 활용법이 잘못됐다” “토크 주제가 한정적이다” 등 프로그램 내용을 언급하며 조목조목 비판하는 글들이 대다수다. 이들 중에는 과거 시즌1의 ‘쟁반노래방’, 시즌3의 ‘웃지 마 사우나’ 등 인기 코너를 추억하며 아쉬워하는 시청자도 적지 않다.

‘해피투게더’나 MBC ‘라디오스타’ 등 장수 예능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토크쇼에 각종 재미 요소를 더해 10년 넘게 평일 안방극장을 사로잡아왔다. 하지만 최근 이 예능들이 시청률은 물론이고 화제성과 재미마저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프로그램 폐지를 주장하는 시청자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해피투게더’는 지난해 10월 시즌4로 개편하면서 “스튜디오를 벗어나 스타들을 찾아 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부산이나 경기 고양시 등 두 달여간 외부 촬영이 진행됐지만 결국 KBS 별관 스튜디오로 돌아왔다. ‘흑역사를 지워 드립니다’ 같은 신설 코너를 만들고 배우 조윤희를 새 MC로 투입했지만 “기대만 못하다”는 평이 많다.

오히려 MC들이 출연자들을 지나치게 띄워주는, 일명 ‘용비어천가’식 진행으로 뭇매를 맞았다. 지난달 15일 방송에서는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홍보차 출연한 배우 김고은에게 ‘예능 요정’이라는 자막을 쓰거나 MC들이 시종일관 감탄사만 연발해 비판이 쏟아졌다. 함께 출연한 배우 김국희, 정유진의 분량이 주연 배우들에 비해 턱없이 적어 차별 논란마저 일었다. 결국 ‘해피투게더’는 지난달 22일 2001년 방송 이후 최저 시청률인 2.5%(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장수 예능의 부진에는 전반적인 예능의 시청률 하락과 더불어 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 등 동시간대 타 채널 예능의 선전도 한몫한다. 지난해부터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시청률을 추월당한 ‘라디오스타’도 마찬가지. 게스트의 중복 출연이 잦고 방영 초기 앞세웠던 특유의 ‘B급 감성’도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오며 시청률은 4∼5%에 머물러 있다. 12년 동안 MC 김구라와 콤비를 이뤄온 가수 윤종신이 이달 하차하면서 향후 전망도 어둡다. 2010년부터 시청자들의 고민을 나눠온 KBS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도 최근 개편을 검토 중이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토크쇼 장르가 예능 트렌드에서 멀어진 탓도 있지만 홍보성 출연 같은 뻔한 진행 방식에 대한 시청자들의 거부반응이 오랜 기간 쌓여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토크쇼#해피투게더#라디오스타#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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