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1주택자들 “실제 집값 오른 것도 아닌데 재산세 더 내니 억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6일 19시 42분


코멘트
“투기 목적으로 산 집도 아니고 실제 거주 목적으로 산 건데 세금이 생각보다 많이 오르니 좀 억울하네요.”

서울 양천구 목동의 127㎡ 아파트에 사는 A 씨(36)는 최근 올해 재산세를 139만9800원으로 고지 받았다. 지난해(약 111만 원)에 비해 약 26% 올랐다.

16일부터 재산세 납부가 시작되면서 A 씨처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산세가 30% 가까이 치솟은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올해 초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를 내세워 공동주택과 단독주택 등의 공시가격을 끌어올렸다. 과세표준이 되는 공동주택과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서울을 기준으로 각각 14.0%, 13.9% 상승해 재산세도 오른 경우가 많다.

특히 고가 아파트가 많은 서울 강남구, 서초구 외에 서울 서대문구, 동작구 등에서도 전년 대비 많이 오른 재산세 고지서를 받은 사람이 많다. 재산세는 공시가격 3억 원 이하 아파트는 전년 대비 인상률이 5%, 3억 원 초과 6억 원 이하 아파트는 10%로 제한돼 있다. 공시가격 6억 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는 재산세가 최대 30%까지 오를 수 있다. 지난해까지는 공시가격이 6억 원 미만이었다가 이번 공시가격 인상으로 6억 원을 넘긴 아파트 소유주들의 세금 부담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에 따르면 서대문구 DMC래미안e편한세상 전용 84㎡에 매겨지는 재산세(지방교육세, 도시지역분재산세 합산)는 지난해 108만 원에서 올해 137만 원으로 약 27% 올랐다. 공시가격이 6억2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22.4%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동작구 상도더 전용 84㎡도 공시가격이 5억1100만 원에서 6억2700만 원으로 뛰면서 재산세는 107만 원에서 138만 원으로 약 28.5% 올랐다.

이처럼 고가 주택이 아닌 경우에도 공시가격 인상으로 세금이 오르면서 실거주 목적의 1주택 보유자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올해 재산세가 30%가량 오른 직장인 김모 씨(34)는 “소득이 오른 것도 아니고, 실제 집값이 1년 새 크게 오른 것도 아닌데 세금만 상한선인 30% 가까이 올랐다”고 말했다. 은퇴를 앞둔 박모 씨(59)는 “올해 재산세가 지난해보다 20만 원가량 더 나왔다”며 “은퇴 후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세금만 계속 오르면 부담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