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창구서 알뜰폰 가입… 신용카드로 경조사비 송금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혁신금융 우선심사 대상 19개 선정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알뜰폰을 구입하고 주거래은행이 설계한 요금제에 가입하면 할인도 받는 ‘은행표 알뜰폰’이 나온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여러 금융회사의 대출상품 금리, 한도를 한꺼번에 조회하고 대출을 받는 플랫폼도 마련된다.

금융위원회는 1일 혁신금융심사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19개 혁신금융 우선심사 대상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이날부터 시행되는 금융혁신법에 따라 상반기 중 최종 심사를 통과하는 사업에 대해 관련 규제를 최장 4년간 면제한다.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혁신산업이 크도록 지원하려는 취지다.

금융위는 올 1월 금융회사 및 핀테크기업 88개 사로부터 105개 사업에 대한 규제면제 신청을 받았다. 이 중 이번에 선정된 19개 사업은 대부분 심사를 통과하도록 할 방침이다. 19개 사업은 업종별로 대출(5건), 자본시장·여신전문업(각 3건), 은행·보험·데이터(각 2건), 개인 간(P2P) 대출과 전자금융(각 1건) 등이다.

KB국민은행은 일반 통신요금제보다 저렴한 ‘알뜰폰 사업’을 신청했다. 현재 은행은 은행법에 따라 이동통신망 사업을 할 수 없지만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의 자회사, 유통회사 등 40여 곳은 기존 통신사업자의 망을 빌려 통신망 사업을 하고 있다. 알뜰폰 가입자는 750여만 명이다.

이 사업이 최종 승인을 받으면 국민은행 영업점에서 알뜰폰 전담 직원이 고객에게 알뜰폰을 판매하고 은행이 직접 설계한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시켜 준다. 고객의 주거래은행이 국민은행이거나 KB금융그룹 계열사 상품을 이용하면 통신요금을 할인해줄 예정이다. 국민은행이 제작한 유심칩을 휴대전화에 끼우면 공인인증서 설치 없이 간편하게 모바일 뱅킹을 이용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주로 저렴한 통신요금제와 단순한 모바일 뱅킹 이용을 원하는 고령층을 타깃으로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간편결제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핀다, 핀셋 등 핀테크 기업들은 ‘모바일 대출상품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모바일 앱에서 여러 금융회사의 대출상품 금리와 한도 등을 한꺼번에 조회하고 가입까지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현재 대출상품을 소개하는 대출모집인은 금융회사 한 곳의 대출상품만 소개하도록 규제돼 있는데 이를 완화하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고객이 차량에 탄 채로 카페나 패스트푸드점에서 환전, 현금인출을 하는 ‘드라이브 스루 환전·현금인출’ 서비스를 신청했다. 고객은 사전에 모바일 앱으로 환전이나 현금인출을 신청하고 자신의 차량 번호를 제공하며 카페나 패스트푸드점 등 이용 점포를 선택해야 한다. 해당 점포 앞에서 차량번호를 확인받고 모바일 앱에서 생체 인증을 거치면 돈을 받을 수 있다. 고객들은 늦은 밤이나 주말에도 급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행법은 현금 지급이나 환전 업무를 은행이 아닌 곳에서 못 하게 막고 있다.

NH농협손해보험은 외국을 자주 오가는 고객들을 위해 ‘해외여행자보험 온오프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용자는 보험에 한 번 가입하기만 하면 출국할 때 모바일 앱으로 보험서비스를 켰다가 귀국할 때 다시 끌 수 있게 된다. 보험회사가 상품 계약 때마다 고객에게 일일이 상품을 설명하고 서명을 받도록 규정한 규제가 풀릴 수 있는 것이다.

신한카드의 ‘신용카드 기반 송금 서비스’는 계좌에 잔액이 없어도 모바일 앱으로 돈을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금은 신용카드로 개인 간 송금이 불가능하지만, 규제를 고쳐 신용카드로도 개인 송금을 허용할 수 있는 것이다. 주로 경조사비를 내는 데 많이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장은 “혁신 금융기업들은 최장 4년의 규제 면제 기간이 지나도 사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규제 면제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은행#알뜰폰#혁신금융#신용카드 송금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