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디플레이션 이미 시작됐을 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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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쿼리증권, 국내 경제-증시 전망, “주식시장 곧 반등… 상승은 제한적”

한국 경제에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징후가 짙어졌다는 경고가 나왔다. 글로벌 경기가 올해 4분기(10∼12월) 바닥을 찍고 상승할 가능성이 크지만 한국 경제는 구조적인 문제 탓에 주가 상승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호주계 투자은행(IB) 맥쿼리증권은 7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경제 및 증시 전망에 대해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황찬영 맥쿼리증권 한국 대표이사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5년간 지속해서 낮아졌다. 한국의 디플레이션은 이미 시작됐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한국은행 등이 내년 중에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1%대로 회복될 것이라며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과 달리 한국의 저물가 흐름이 뚜렷하다고 우려한 것이다.

다만 황 대표는 경제 주기에 비춰봤을 때 국내 주식시장이 곧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미중 무역전쟁을 포함한 위험 요인이 이미 주가에 반영된 만큼 내년부터는 반등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 탓에 상승률이 기대를 밑돌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공장 가동률, 기업 투자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 고령화로 인한 생산성 저하, 기술 혁신에 따른 일자리 감소도 문제”라며 “구조적으로는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빅터 슈베츠 맥쿼리증권 아시아 주식 전략가는 “세계 경제가 최악의 상황은 면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리플레이션(점진적 물가 상승)에 들어섰다고 보기에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 대해서는 “과도한 투자에 따른 수익 저하, 소극적인 주주 배당 등으로 20년 넘게 저평가됐다”고 지적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디플레이션#글로벌 경기#맥쿼리증권#한국 경제#주식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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