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0.4% 성장 쇼크… “올해 2% 성장 어려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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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출 늘려도 소비-투자 부진… 복지에 치중, 민간활력 회복 못해
재정으로 성장 떠받치기 한계 봉착

올해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0.4%로 집계됐다. 연간 경제성장률 2% 달성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복지 분야를 중심으로 정부 지출을 계속 늘렸지만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 출범 이후 2년 반 가까이 밀어붙인 소득주도성장 역시 가처분소득 증가→소비 증가→내수 확대→성장률 제고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24일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보다 0.4%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건 속보치로, 나중에 조정될 수 있지만 오차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1∼3월)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보인 데 이어 3분기마저 기대치(0.6% 안팎)를 밑돌면서 정부가 목표로 한 연간 2% 성장은 어렵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4분기 성장률이 0.97% 이상 나와야 올해 성장률 2%를 넘길 수 있다”고 했다. 분기별 잠재성장률(0.6% 선)을 감안하면 달성이 쉽지 않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올해 2% 성장이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고 했다.

연간 성장률이 2%를 넘지 못한 건 경제 개발이 본격화된 1960년대 이후 세 차례다. 2차 오일 쇼크가 터진 1980년(―1.7%), 외환위기 때인 1998년(―5.5%),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이다. 모두 예측 불가능한 대외 변수나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로 경제에 초대형 충격이 있었던 시기다. 올해는 수출과 내수 부진, 생산성 감소, 경제 체질 개선 지연 등 누적된 내부 요인에 의해 경제 활력이 서서히 가라앉은 결과란 점에서 과거 사례와 다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확장적 재정정책이 필요하지만 그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현 정부 들어 재정을 대폭 늘렸는데도 경제가 나아지지 않는 건 대부분 돈을 복지에 썼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직 경제부처 장관은 “글로벌 경제가 2017년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섰는데 정부는 세율 인상,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를 쏟아냈다”며 ‘정책 오류’의 결과라고 진단했다.

청와대는 올해 말까지 남은 재정을 최대한 투입해 성장률 1%대 추락을 막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정부는 9월까지 올해 예산의 80% 가까이를 이미 소진했다. 남은 ‘실탄’이 많지 않다.

이건혁 gun@donga.com·문병기 / 세종=주애진 기자

#3분기 성장 쇼크#경제성장률#정부 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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