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수로 육포로… 치즈의 무한 변신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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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나 케이크 정도에 들어갔던 치즈가 빙수(왼쪽), 육포 등 다양한 메뉴로 출시되며 진화하고 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썬리취 제공
샌드위치나 케이크 정도에 들어갔던 치즈가 빙수(왼쪽), 육포 등 다양한 메뉴로 출시되며 진화하고 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썬리취 제공
치즈로 만든 빙수. 신선한 조합이었다. 22일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맛본 치즈빙수는 치즈의 고소한 맛에 우유의 담백함이 더해져 일반 팥빙수에선 느낄 수 없는 새로운 맛을 냈다. 특히 빙수를 다 삼킨 후에도 치즈의 여운이 입안에 남아 있었다. 치즈빙수에 티라미수 가루를 얹은 ‘티라미수 치즈빙수’는 고소함에 달달함을 더한 맛이었다.

치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치즈를 넣은 다양한 메뉴들이 출시되고 있다. 케이크류에 그쳤던 치즈를 활용해 빙수, 육포 등 새로운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일부 카페에서 판매하고 있는 치즈빙수는 20, 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고객이 늘고 있다. 팥을 쓰지 않아 일반 팥빙수에 비해 칼로리가 낮고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어 운동이나 체중 조절을 하는 사람에게 특히 인기다.

육포와 육포 사이에 치즈를 넣은 ‘치즈육포’나 어포에 치즈를 입힌 ‘치즈어포’도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조합이다. 치즈육포는 육포의 짭짤한 맛과 치즈의 부드러움이 잘 어우러져 있었다. 와인이나 맥주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샌드위치에 넣는 슬라이스 치즈나 와인에 곁들여 먹는 조각 치즈가 전부였던 치즈 문화를 새로운 방향으로 진화시킨 건 치즈 수입·유통사인 썬리취다. 1994년 문을 연 썬리취는 덴마크, 호주 등에서 치즈를 수입해 판매한다. 기업 간 거래(B2B) 방식을 고집했던 썬리취는 치즈의 대중화를 위해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메뉴를 2016년부터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일석 썬리취 대표는 “다른 유럽 선진국에 비해 국내 치즈시장은 다양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면서 “치즈 소비가 늘고 있는 가운데 치즈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치즈빙수 등 메뉴 개발은 생각보다 일찍 성공했지만 문제는 판로 확보였다. ‘치즈=느끼하다’는 선입견 때문에 치즈를 넣은 빙수를 선뜻 판매하겠다는 곳을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속는 셈치고 한번 먹었던 사람들은 대부분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입소문을 타면서 아워홈에서 운영하는 골프장 납품을 시작으로 프랜차이즈 카페, 분식점 등 치즈를 활용한 메뉴를 찾는 업체가 계속 늘고 있다.

20, 30대 젊은층뿐 아니라 10대와 60, 70대 노년층 고객도 최근 증가 추세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대표는 “치즈에는 칼슘이 풍부하다. 10대 청소년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동시에 노년층 관절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면서 “고객층의 다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도 치즈의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메뉴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치즈#치즈빙수#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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