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둔 자영업자 11만명↓… 외환위기후 최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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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비경제활동인구 조사… ‘나홀로 사장’은 9만7000명 늘어
구직중단 증가율 8년만에 최대… “그냥 쉰다” 217만명 넘어

일할 능력이 있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않고 그냥 쉰 인구가 8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인 217만 명으로 집계됐다.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는 ‘고용원(직원) 있는 자영업자’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가장 많이 줄었다.

5일 통계청이 내놓은 ‘8월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경제활동인구는 1633만 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5만8000명(1.0%) 늘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만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도 아니고, 구직 활동을 하지 않아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 사람이다.

학교나 직장을 다니지 않으면서 일자리를 구하지 않고 그냥 ‘쉬었음’이라고 답한 사람은 19.1%(34만9000명) 늘어난 217만3000명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래 가장 많았다. 증가 폭은 2011년 1월(35만4000명) 이후 8년 7개월 만에 최대다.

종전에는 은퇴한 장년층 가운데 쉬었다고 답한 사람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들어 젊은층 가운데 쉬는 사람이 늘고 있다. 8월 기준 쉬는 인구(217만3000명) 가운데 20대(35만 명)는 1년 전보다 6만3000명, 30대(24만9000명)는 5만8000명 증가했다. 취업 문턱이 높아지면서 일자리 찾기를 포기한 취업포기 청년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자영업자 가운데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153만5000명)는 1년 전보다 11만6000명 감소했다. 8월 기준으로 1998년(29만6000명) 이후 가장 많이 줄었다. 반면 직원 없이 혼자 일하는 자영업자(412만7000명)는 9만7000명 늘었다. 2000년 8월(16만 명) 이후 가장 많이 증가했다. 청와대는 지난해 ‘고용의 질’이 개선됐다며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늘었다고 했는데 올해는 정반대다. 통계청은 “자영업 경기가 부진하다 보니 직원을 해고하고 혼자 영업을 하거나, 아예 처음부터 혼자 일하는 창업이 늘고 있다”고 했다.

자영업에 뛰어든 사람도 장사 밑천과 준비 기간이 부족했다. 8월 기준으로 최근 1년 내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 중 자본금 1억 원 미만인 사람은 90.7%로 지난해(86.7%)보다 4%포인트 늘었다. 사업 준비 기간이 6개월이 안 되는 자영업자도 73.9%에 달했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비경제활동인구#나홀로 사장#자영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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