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로 나아갈 에너지를 소비하는 지금, 부활 신앙이 필요한 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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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사랑의교회 담임목사 인터뷰

“지금 한국사회는 세대와 계층, 이념 간의 갈등과 분열로 인해 나라를 견인하고 미래로 끌어가야 할 에너지를 소진하고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를 다시 회복시키고 일어나게 하는 원천인 부활 신앙이 어느 때보다 사회 전 영역에 필요합니다.”

오정현 사랑의교회 담임목사는 부활절을 앞두고 가진 17일 인터뷰에서 “적지 않는 사람들이 상처입고 고통 받는 현실”을 줄곧 걱정했다. 오 목사는 “갈등 에너지를 민족과 사회를 위한 건강한 에너지로 바꾸려면, 한국교회가 십자가를 지는 예수님의 마음으로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올해 부활절을 맞아 사회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기독교에서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은 신앙의 본질입니다. 모든 인생은 살다가 결국은 죽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다시 살아나셔서, 희망과 소망과 회복의 보증이 되셨습니다. 부활 신앙 위에 있는 기독교 안에서는 우리가 호흡하고 있는 한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향한 부활절의 메시지가 아닐까요.”

― 한국사회에 만연한 갈등은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우리는 현재 갈등해소 비용이 너무 많아요.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인당 GDP의 27%를 사회적 갈등 관리 비용으로 쓴다고 합니다. 물론 갈등은 지금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교회가 지금 폭발하는 사회적 갈등 해결의 선두에 서야 하는 이유는 ‘통일 시대’를 앞뒀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갈등은 통일 이후의 갈등에 비하면 초보적인 수준에 불과할지 모릅니다. 교회가 해결의 물꼬를 트지 못하면 통일시대의 갈등을 어찌 감당할 수 있을까요.”

― 통일 시대, 사랑의교회가 지닌 비전은…

“피 흘림 없이 복음적 평화통일입니다. 통일은 더 이상 탁상공론이 아닙니다. 실체입니다. 2003년 서울 사랑의교회로 부임해 제가 맡은 역할 중 하나가 ‘복음적 평화통일’입니다. 한국교회는 애국·애족하는 교회였습니다. 정치나 경제가 아니라, 교회를 통한 하나님의 강력한 보호하심으로 지켜졌다고 믿습니다. 통일 시대를 여는 저와 사랑의교회의 꿈은 평양과 신의주, 개성에서 모두가 민족을 위한 푸른 꿈을 안고 세계를 위해서 일하는 것입니다.”

― 지금 한국사회가 당면한 가장 시급한 사회 문제는 뭐라고 보십니까.

“저출산 문제라고 봅니다. 이는 한국교회가 앞장서야 할 긴급한 사명 가운데 하나입니다. 단순히 아이를 많이 낳는 게 아니라, 다음 세대를 향한 올바른 교육을 위해 물꼬를 열어줘야 합니다. 모세혈관처럼 뻗어 있는 한국교회가 아이들을 안심하고 키울 수 있는 장이 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사랑의교회는 이를 위해 구체적 실천 방안을 세우고 있습니다. 미세먼지도 심각합니다. 이 문제에 교회가 앞장서야 하는 이유는 빈부의 문제를 심화시키기 때문입니다. 가진 자는 여러 방식으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폐해를 고스란히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가난한 사람, 고통받는 사람을 도울 책무가 있는 교회는 마땅히 미세먼지를 해결하는 일의 중심에 서야 할 것입니다.”

― 목회 사역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십니까.

“목회자의 힘의 원천은 위로부터 임하는 성령의 능력입니다. 이 은혜가 없으면 목회를 힘 있게 할 수 없습니다. 그 다음으로 성도들의 사랑과 신뢰입니다. 교인들의 절대적인 신뢰 없이는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습니다. 2003년 사랑의교회에 부임해 16년 사역한 뒤, 올해 3월 재신임 성격의 투표에서 성도들이 96.42%의 신뢰를 보여줬습니다. 제 사역의 힘은 오롯이 성도들의 사랑과 절대적인 신뢰에서 비롯합니다.”

― 사랑의교회는 한국교회와 함께 사회와 민족을 위해 어떤 일을 할지 기대됩니다.

“사랑의교회의 시대적 소명은 우리 교회만 잘하는 게 아니라 한국교회와 함께 민족을 섬기는 것입니다. 저희 교회가 지난해 ‘생명비상 사명비상 은사비상’이란 목표를 가졌는데, 이제는 ‘생명나눔 사명나눔 은사나눔’으로 국가와 지역사회를 섬길 것입니다. 예수님의 피 값으로 세워진 교회는 하나이며, 서로의 연약함을 채우고 도와야 할 책무가 있습니다. 사랑의교회와 한국교회는 주님 안에서 하나입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기독교#부활절#오정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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