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처럼… 우리도 사랑하고 감사합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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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선종10주기 추모미사
명동성당서 열려… 3000여명 참석
文대통령 “우리는 추기경님 통해, 낮은곳서 섬기는 예수님을 보았다”

김수환 추기경 선종 10주기를 맞아 16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가운데) 주례로 집전된 추모 미사. 김 추기경이 ‘바보야’라고 쓰고 그린 자화상이 보인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김수환 추기경 선종 10주기를 맞아 16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가운데) 주례로 집전된 추모 미사. 김 추기경이 ‘바보야’라고 쓰고 그린 자화상이 보인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오늘 이 자리는 그저 그분을 추억하는 자리가 아니다.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겪는 어려움과 도전이 있겠지만,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 하는 메시지를 통해 남기신 사랑과 감사의 삶을 지금 여기에서 우리도 살아 나가야 합니다.”

16일 김수환 추기경 선종(善終·별세를 의미하는 가톨릭 용어) 10주기를 맞아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된 추모미사에서 나온 염수정 추기경의 강론이다.

시대의 등불이자 평생 사랑과 나눔을 실천했던 김수환 추기경의 따뜻한 미소는 여전했다. 미사가 진행된 제대 앞에는 2007년 김 추기경이 직접 그리고, ‘바보야’라고 쓴 자화상 원본이 보였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 추기경이 주례를 맡은 이날 미사는 한국 천주교 주교단과 사제단이 공동 집전했고 3000여 명이 참석했다. 성당 내부에 들어가지 못한 이들은 명동대성당 뒤 성모동산에 마련된 스크린을 통해 미사를 지켜봤다.

미사 후 이어진 추모식에서는 김수환 추기경 추모 영상 ‘내 나이 85’를 상영했다. 주한교황대사 앨프리드 슈에레브 대주교와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가 추모사를 낭독했고, 문재인 대통령의 추모사를 문화체육관광부 김용삼 제1차관이 대독했다.

슈에레브 대주교는 “먼저 기쁜 마음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격려와 특별한 인사를 전한다. 특히 교황님께서는 김 추기경이 교회와 이 땅의 민주화 역사에 영혼의 참된 목자로서 기여하신 특별한 역할을 상기하셨다”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김 추기경님은 자신을 ‘바보’라고 부르셨지만, 우리는 추기경님을 통해 낮은 자리에서 섬기며 사랑을 전한 예수님을 보았다”라며 “오늘 추기경님께 지혜를 물을 수 있다면, 변함없이 ‘만나고, 대화하고, 사랑하라’고 하실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만나고 대화하겠다”라고 했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김수환 추기경 선종10주기 추모미사#명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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