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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서 받은 달란트, 연극 통해 이웃과 나누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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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서 받은 달란트, 연극 통해 이웃과 나누고 싶어요”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입력 2018-12-24 03:00수정 2018-12-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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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연극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배우 심우창-문지영
산파역 한예종 출신 유환민 신부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성탄 문화 프로그램 ‘명동, 겨울을 밝히다’의 산파역을 맡은 유환민 신부와 연극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출연하는 심우창 문지영 배우(왼쪽부터). 이들은 “성탄 무렵 명동성당을 찾는 이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싶다”고 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성탄절을 앞둔 서울 명동대성당은 요즘 색다른 분위기다. ‘명동, 겨울을 밝히다’라는 제목으로 캐럴과 연극 공연, 가톨릭평화방송(cpbc) 라디오 생방송, 성탄 소품을 판매하는 성탄 마켓이 진행 중이다. 2015년 성탄 무렵 명동을 찾는 사람들을 위로하자는 소박한 취지에서 시작된 행사다.》
 
서울가톨릭연극협회(회장 최주봉)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으로 톨스토이 원작의 연극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도 무대에 올랐다. 이 작품에 출연 중인 배우 심우창 문지영과 문화프로그램 산파역을 맡은 유환민 신부를 최근 만났다. 1998년 사제품을 받은 유 신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을 다녔다.

“요즘 저작권 때문에 거리에서 캐럴도 듣기 힘들어요. 첫해에 고생 많았죠. 직접 망치 들고 무대 만들면서 손에 동상 걸린 분도 있어요. 올해는 250석 규모의 파밀리아 채플에서 공연하는데 거의 호텔에서 공연하는 느낌입니다.”(유 신부)

연극은 24일 오후 5시 8시, 25일 오후 2시 5시 반, 캐럴 공연은 성당 들머리에서 24일 오후 4시 7시, 25일 오후 1시 3시에 열린다. 가톨릭회관 앞마당에서는 낮 12시∼오후 9시 먹을거리와 수공예 성물 등을 판매하는 마켓이 진행되고, 수익금은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한다.

연극 ‘사람은…’에서 심우창은 구두수선공 세몬, 문지영은 미하일 천사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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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기운에 외투와 장화를 거리의 미하일에게 내줍니다. 그냥 가려다 마음의 소리를 외면하기 어려웠던 거죠.”(심우창) “미하일은 구두수선공 부부와 지내면서 하느님이 주신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습니다.”(문지영)

이들이야말로 ‘배우는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자문자답을 숱하게 했을지 모른다. 연극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이들이 생활인으로 살아가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심우창은 1973∼1986년 국립극단 단원으로 활동한 베테랑 배우로 드라마 ‘태조 왕건’, 영화 ‘타짜’ 등에도 출연했다. 세례명이 독일 성인의 이름을 딴 세베로라고 밝힌 그는 “복을 ‘세 배로’ 받아야 하는데…”라며 웃었다.

문지영의 세례명은 여왕이란 뜻의 레지나. 서울시립예술단(현 서울시립뮤지컬단)에서 활동하다 1990년대 후반 본격적으로 대학로 무대에 도전했다. 하지만 생계를 잇기 어려울 정도로 생활은 불안정했다. 그때 집 앞 성당을 찾아 ‘하느님, 살려 달라’며 무작정 빌었다. “그 일이 신앙의 시작이 됐어요. 당시 알게 된 수녀님이 연극계 여왕이 되라며 레지나라는 세례명을 추천했고요.”

심우창은 연기 활동이 일정하지 않자 경기 수원시에서 닭꼬치 장사를 했다. 그를 알아본 손님이 “장군님, 여기서 왜 꼬치를 파냐”고 묻기도 했다. “그 손님이 드라마 속 장군 역할을 기억한 거죠. 남에게 신세 지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일해 생계를 꾸리겠다는 각오로 버텼습니다. 2년 내내 적자였는데 그때 성경 공부를 많이 했어요.”

문지영은 일반인에게 연극을 돌려준다는 의미를 담은 ‘플레이백 시어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소외 계층을 찾아 그들의 삶을 토대로 한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출연도 시키는 형식으로, 서울가톨릭연극협회의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너희는 가서 네 백성을 위로하라’는 성경 구절을 좋아합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달란트(재능)가 연극인 만큼 연극을 통해 사랑을 나누고 싶습니다.”

유 신부는 “재능 있고 신앙의 길을 충실히 걷고 있는 배우들과 함께 일하는 것 자체가 축복”이라고 했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심우창#문지영#유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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