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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 독일 통일 30주년 기념 무대 초청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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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 독일 통일 30주년 기념 무대 초청연주

양형모 기자 입력 2019-10-09 16:03수정 2019-10-1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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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평화혁명재단 초청으로 라이프치히 빛축제 기간에 열려
독일 태생 연주자, 음악과 강연으로 평화의 메시지 전할 것
지난해 워싱턴에서 시작된 평화 프로젝트는 계속된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가 독일의 역사적인 무대에 초청되어 연주를 갖는다.

2009년 이후 매년 10월 9일이 되면 독일 라이프치히 아우구스투스 광장에서는 ‘빛 축제’가 열린다. 독일 통일의 출발점, 나아가 냉전종식과 유럽통합의 출발점이 된 라이프치히 월요시위를 기념하는 축제이다. 수십만 명의 시민들이 자유와 평화를 수호했던 역사적인 움직임과 그 정신을 기억하고자, 운동의 시초가 된 니콜라이 교회를 중심으로 매년 열리는 대규모 행사이기도 하다.

독일 현직 대통령을 필두로 세계적인 음악가들과 각 분야의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초청되며, 25만 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박지혜는 이 행사의 마지막 순서로 모든 행사의 중심인 니콜라이 교회에서 독주회를 열도록 초청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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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5년 건축된 니콜라이 교회는 독일의 중요한 역사적 의의를 지닌 명소로 알려져 있다. 15세기 마틴 루터가 이곳에서 설교하면서 종교개혁의 기치를 높여갔고, 1980년대에는 이곳에서 매주 월요일마다 기도회를 가져 시민모임의 구심점이 되어왔다.

이 기도회는 80년대 말이 되자 ‘하나된 독일’을 요구하는 거리행사로 이어졌다. 급기야 1989년 10월 9일 동독수립 40주년을 기념하는 날, 라이프치히 시민 7만 명이 촛불을 들고 나와 민주화를 요구하는 대규모 행진을 벌였다. 이 불길은 동독으로 이어져 한 달 만에 30만 명 이상의 시민들이 참여하게 되었고, 동독정부는 비폭력시위의 물결에 이렇다 할 대항을 하지 못하고 항서를 써야 했다.

이후 매년 10월 9일을 기념일로 지정하여 시위대가 행진 당시 사용했던 촛불의 의미를 담아 기념행사의 명칭을 ‘빛 축제’라 하여 이어오고 있다.

사진 ㅣ Punctum/Schmidt

초청 연주자인 박지혜는 독일에서 출생해 칼스루헤 국립음대 대학원 최고과정을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바이올리니스트이다. 칼스루헤 재학 시절 생활비와 장학금 전액을 지원받아 미국 인디에나 대학원 과정까지 이수하였다.

독일 총연방콩쿠르 1위, 루마니아 R. 에네스쿠 콩쿠르 2위 등의 경력으로 클래식 본고장인 독일에서 인정받았으며, 독일정부에서 국보급 바이올린을 대여해주기 위해 매년 개최하는 콩쿠르에 12년 연속 선정되어 악기를 연주한 바 있다. 현재는 1735년 제작된 페르투스 과르네리를 소장하여 연주 중이다.

독일에서 태어나 클래식의 본고장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아가는 와중에도 자신이 한국 사람임을 잊지 않게 하려는 부모의 노력으로 한국국적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과정은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과 한국음악에 대한 아름다움, 한국의 역사적 환경들에 대한 인식을 각인하게 되는 과정이 되었다.

이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홍보대사 위촉 및 이에 준하는 여러 연주활동들, 국가주요행사 기념식 초청연주와 같은 이력으로 나타났다. 이번 기념연주회 초청연주자로 선정된 것 역시 이러한 그의 성장이력이 바탕이 되고 있다. 이를 축약해 본다면 가장 독일적이면서 가장 한국적인 아티스트 그리고 강연과 연주를 겸하는 아티스트라는 점이다.


2015년 세계정상급 강연자가 출연하는 TED Talk에 한국대표 연사자로 나선 이후 대부분의 초청무대에서 그는 연주와 함께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강연의 주제는 주최 측의 요청에 따라 사전에 준비되며 연주프로그램 역시 강연 내용에 따라 다채롭게 편성되는데 그의 자전적인 레퍼토리이면서도 독일정부로부터 인정받은 정상급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곡들로 짜여진다.

유니버셜 뮤직 코리아에서 더블 골드 디스크 발매를 달성한 두 음반인 ‘베토벤 브람스 슈베르트 소나타 연주곡집’과 ‘바로크 인 록(Baroque in Rock)’은 정통클래식과 대중성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박지혜의 연주세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번 연주회는 박지혜 개인은 물론 독일 정부에게도 의미가 깊다. 자신들이 인정하고 성장시킨 한국의 작은 바이올린 소녀가 이제는 고국을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로 성장하여 고국의 역사적(분단), 음악적(전통예술) 상황을 깊이 이해하고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독일의 역사적 메인 무대에 선다는 점이 그것이다.


15분으로 할당된 연주시간이 급히 변경되어 1시간 30분간 주어진 연주시간 동안 박지혜는 오늘날 자신을 있게 해준 두 가지 뿌리, 즉 음악에서의 독일과 국적으로서의 한국성을 고스란히 담아낼 예정이다.

장르와 시대, 국경을 넘어 전 지구적 공감대를 이끌어낼 만한 레퍼토리들을 더욱 원숙해진 음악성으로 자신을 기억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 앞에서 새롭게 펼쳐내게 된다. 독일 현지 출생자답게 통역이 필요 없는 강연으로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들을 가감 없이 전달하게 될 것이다.

박지혜는 “이번 무대에서 어떠한 정치적 의도나 편향성 없이 음악 자체의 호소력과 강연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한국의 음악을 알리고 한국의 현황에 관심을 갖고 기도해주기를 원하는 메시지를 축제에 함께할 모든 이들과 나누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주는 지난해 미국 워싱턴에서 시작되어 세계 주요도시를 순회하며 한국음악의 아름다움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평화 프로젝트’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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