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의 삶과 음악’ 무대에 오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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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군 국악체험촌 야외공연장서 내달 10일부터 뮤지컬 공연
내일 세종문화회관서 제작발표회

고구려의 왕산악(王山岳), 신라의 우륵(于勒)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악성(樂聖)으로 추앙받는 난계 박연(朴堧·1378∼1458).

충북 영동군 심천면 고당리에서 태어난 박연은 1405년(태종 5년) 문과에 급제해 집현전에서 학문을 연구하다가 세종이 즉위한 뒤 악학별좌(樂學別坐)에 임명되면서 궁중음악을 전반적으로 개혁했다.

박연은 1426년 4월부터 1441년 1월까지 제례악 제도 개정안부터 악기 제도 개정안까지 39개의 상서(上書)를 세종에게 올렸다. 이 상서는 조선의 표준음악, 제례악, 제례의식 표준 개정을 통한 악기 음률, 악제 등이 기록돼 음악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이 39개 상서를 소재로 한 뮤지컬 공연인 ‘Thirty-nine’(극작, 연출 박한열·사진)이 다음 달 10일부터 9월 28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30분 영동군 국악체험촌 일대 야외공연장(난계 에코시어터)에서 펼쳐진다.

이 뮤지컬은 충북도와 영동군, 충북지식산업진흥원, ㈜도화원이 함께 개발한 공연 콘텐츠이다. 4월에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모한 지역전략산업 연계 과제 지원사업에 선정돼 1억9000만 원의 국비를 지원받는다. 연출가인 박한열 씨는 “우리 음악의 기틀을 세운 박연의 음악적 업적은 가히 영웅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 아쉽다”며 “이번 뮤지컬을 통해 박연의 위대함과 그가 태어난 ‘국악의 고장’인 영동이 널리 알려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뮤지컬 제작진은 23일 오전 11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1층 아띠홀에서 제작발표회를 갖는다. 이날 발표회에는 박한열 연출가와 박연 역의 손건우, 세종 역의 임동진 등이 나와 작품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또 공연의 대표 주제곡인 ‘내 이름은 박연’, ‘비름의 꿈’, ‘상서(28번째∼30번째까지)’와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제작진은 배우들의 명품 연기와 함께 평소 접하기 쉽지 않은 ‘키노드라마 형식’의 융복합 공연, 세종과 박연이 작사·작곡한 대표적 음악인 친잠의식, 여민락, 몽금척, 용비어천가 등을 춤과 노래로 형상화해 극의 재미와 볼거리를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키노드라마는 짧은 영상촬영과 뮤지컬 드라마가 혼합된 것을 말한다. 김연준 충북도 문화예술산업과장은 “이 뮤지컬이 국악을 보다 쉽게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기회가 되고, 충북도와 영동군의 숙원인 국립국악원을 유치하는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연의 생가와 그의 영정을 모신 난계사, 묘소가 있는 영동군은 국악을 알리기 위해 활발한 노력을 하고 있다.

1991년 창단한 국내 유일의 군립(郡立) 국악단인 영동난계국악단은 국·내외에서 다양한 공연으로 국악 알리기에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또 2015년 5월 심천면 고당리 난계사당 옆에 전국 첫 ‘국악체험촌’을 개장했다. 이곳에서는 국악기 체험과 공연 관람, 숙박 등이 가능하다. 또 국악박물관, 국악기 제작촌, 2011년 기네스북에 세계 최대 북으로 등재된 ‘천고(天鼓)’가 있는 ‘천고각’ 등도 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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