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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유물을 보는 공간에서, 듣고 참여하는 광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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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유물을 보는 공간에서, 듣고 참여하는 광장으로

임희윤 기자 입력 2019-08-26 03:00수정 2019-08-26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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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단장한 국악박물관 가보니… 화사한 색감 쾌적한 전시관 변모
300인치 화면-13.1채널 입체음향… 터치스크린 통해 국악기 조절도
책장을 넘기니 하늘에서 황금색 빛이 내려왔다. 그 빛은 페이지 위 활자에 영롱하게 잠시 깃들어 머물다 다시 눈앞의 스크린으로 홀연히 날아갔다. 향악부악기도설(향악기 그림과 설명)이 눈앞에 선명히 펼쳐졌다. 이른바 ‘디지털―아날로그 연결 테이블’의 신묘한 기능. 어려운 한자의 나열을 보고 그냥 지나칠 뻔한 악학궤범 앞에 한동안 발길을 붙잡혔다.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악박물관을 찾았다. 국립국악원 내에 1995년 문을 열었지만 ‘문턱’이 높았다. 옛 악기와 자료를 투박하게 전시한 정적인 공간이었기 때문. 1년이 넘는 기간 약 1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리모델링해 20일 재개관했다.

새로 단장한 서울 서초구 국악박물관 내 아카이브실에서 관람객들이 음악과 영상을 즐기고 있다. 국립국악원 제공
화사한 색감, 쾌적한 관객 참여형 공간으로 확 바뀌었다. 1층 중앙홀의 ‘국악 뜰’부터 시청각을 압도한다. 전면의 300인치 대형 스크린에 4K UHD로 투사한 창덕궁 영화당 ‘천년만세’ 연주 실황은 13.1채널 입체 음향과 함께 생생했다. 하루 세 번 여러 레퍼토리를 상영한다.

2층 ‘문헌실’에는 그래픽 매핑 기술을 적용했다. 옛 악보와 디지털 스크린이 조응하는 전시가 장관이다. ‘체험실’은 가장 인기가 높은 공간. 장구, 가야금, 편종, 편경을 쳐볼 수 있다. 터치스크린을 활용해 여러 국악기를 직접 조절하는 ‘국악 엔지니어’ 체험도 가능하다. 이 밖에 악기실, 아카이브실, 명인실에서는 국악원이 소장한 진귀한 악기, 복식, 음원을 만날 수 있다. 재개관을 기념해 6주간 전시 연계 특강도 연다. 김영일 악당이반 대표, 오세철 풀피리 명인 등의 강의와 연주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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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한 시간이 평일 낮임에도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 50여 명이 전시실을 둘러보고 있었다.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미국 하버드대 4학년생인 메리 캐럴 씨는 “평소 가야금에 관심이 많았는데 여러 악기를 직접 쳐볼 수 있는 ‘체험실’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면서 “다시 찾고 싶은 깔끔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작가 김훈 씨는 2003년 국악박물관을 돌아보며 소설 ‘현의 노래’를 구상했다. 디지털 세대는 새 국악박물관에서 어떤 영감을 받아 갈까.

관람료는 무료. 단체 관람 예약은 국립국악원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국악박물관#유물#입체음향#터치스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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