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학대로 고통받던 아이가 사라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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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 주의보/노혜영 글·이경석 그림/180쪽·1만2000원·휴먼어린이(초등생)

창고에 갇힌 채 제대로 먹지도, 마시지도, 학교에 가지도 못하던 찬언이는 자신의 손이 사라진 것을 발견한다. 얼마 되지 않아 몸 전체가 보이지 않는 ‘투명인간’이 돼 버린 찬언이는 자신을 학대하던 ‘트집마녀’(계모)의 손에서 벗어나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찬언이뿐만 아니라 부모에게 학대당한 영석이와 사라 역시 투명인간이 됐다. 어른들에게 학대받은 세 아이는 사회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못했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는 선생님, 의례적인 확인만 하고 돌아서는 경찰, 선뜻 참견하려 들지 않는 주변 어른들…. 사회로부터 외면당한 아이들은 마치 존재 자체가 지워진 듯 취급당했다. 그런 아이들은 존재가 희미해지다 못해 투명인간이 돼 버렸다.

아이들은 모험에 나선다. 투명인간이 된 상황을 이용해 나쁜 어른들과 트집마녀를 상대로 통쾌한 승리를 거둔다. 세 아이는 결국 어른들의 도움 없이 아동 학대를 고발하는 데 성공한다.

저자는 투명인간 판타지를 이용해 아동학대의 심각성을 고발한다. 자칫 어둡게만 그려질 수 있는 사회 문제를 투명인간이라는 소재를 통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냈다. 아이들이 반성할 줄 모르는 어른들에게 복수를 해 나가는 과정이 흥미로우면서도 그 과정에서 드러난 아동학대의 실상은 우리 사회를 무겁게 돌아보게 만든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투명인간 주의보#노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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