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황병승 사망, 문인들 애통 “명복 빌기엔 내 말 가볍네”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24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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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황병승(49)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문인들의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시인 정병근(57)씨는 페이스북에 “아, 이렇게 간다는 말인가. 가면 된다는 말인가. 이 사람아, 황병승 시인, 이 사람아. 너무 가슴이 아프네. 비통하다는 말조차 하는 것인가. 명복을 빌기엔 내 말이 가볍네. 그만 쓸모없는 별이 되었네. 병승아, 이 사람아”라고 적었다.

시인 조동범(49)씨는 “마음이 너무 아프다. 아무도 그의 죽음에 대해 섣부른 판단을 해서는 안 된다. 조롱과 멸시의 언사는 더더욱 안 된다. 어떻게 이런 일이. 명복을 빈다는 말조차 마음이 너무 아프구나. 눈물이 자꾸 나온다. 병승아 잘 가렴. 부디. 부디”라며 안타까워했다.

소설가 신승철(54)씨는 “내게는 공손하고 수줍어하던 예대 문창과 후배였는데 그는 비참하게 세상을 떠났다. 울컥울컥 해지는 게 왠지 서럽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는 24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를 발견한 부친이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25일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계획이다.

고인은 2016년 11월 성추문에 휘말렸다. 경기도 안산의 서울예대 캠퍼스에 황씨가 제자들에게 접근해 성추행했다는 대자보가 붙었다. 당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과의 마음을 전했다. 이후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칩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장례식장 3호실에 마련된다. 25일 오후 1시부터 문상을 받는다. 발인 27일 오전 8시30분, 장지 미정. 031-820-3468

황씨는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와 추계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03년 ‘파라21’로 등단했으며 ‘여장남자 시코쿠’ ‘트랙과 들판의 별’ ‘육체쇼와 전집’ 등의 시집을 남겼다. 박인환문학상(2010), 미당문학상(2013)을 수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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