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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고금의 역사와 천체물리학 버무린 中 SF소설의 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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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고금의 역사와 천체물리학 버무린 中 SF소설의 백미

동아일보입력 2013-09-22 03:00수정 2013-09-22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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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류츠신 지음·이현아 옮김/448쪽·1만5700원/단숨
나노 연구가 왕먀오는 어느 날 전 세계의 군, 경찰, 정보요원이 모인 ‘작전 센터’에 초대된다. 세상 밖은 평온해 보이는데 그 구성원들은 자꾸 ‘지금은 전쟁 상황이며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왕먀오는 신비로운 과학자의 모임인 ‘과학의 경계’, 집단지성이 만들어낸 불가사의한 온라인 가상현실 게임 ‘삼체’, 중국의 외계 탐사 프로젝트인 ‘홍안(紅岸)’의 존재를 알게 되고 거기에 얽히고설킨 기묘한 인물들을 대면하며 혼란에 빠져 드는데….

중국 SF 소설계의 대표작 중 하나가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이 책은 제목에 내세운 물리학의 삼체문제(三體問題·세 개의 물체 상호 간 만유인력이 작용할 때 개개의 운동을 연구하는 이론) 못잖게 복잡한 세계로 독자를 이끈다.

액자처럼 끼어드는 게임 ‘삼체’의 묘사가 돋보인다. 저자는 방대하고 선명하면서도 허황된 세계를 그린 영화 ‘더 폴: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2006년)처럼 색채감 있게 펼쳐낸다. 주나라 문왕과 아리스토텔레스, 묵자와 뉴턴이 아무렇지 않게 나타나 뒤섞이고 20세기 수학자 폰 노이만이 진시황의 3000만 대군으로 인간 컴퓨터를 만들어내는 대목에서는 중국을 포함한 고금의 역사부터 천체 물리학에 이르는 저자의 방대한 지식과 상상력이 돋보인다.

저자는 중국 과학 소설계에서 권위를 지닌 SF 은하상을 8년 연속 수상했다. 컴퓨터 엔지니어였던 그는 어느 날 밤 마작으로 한 달 치 월급을 날리자 ‘저녁에 돈을 벌진 못할지언정 잃지는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자책한 뒤 소설 창작에 투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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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하고 섬세한 문장들도 댄 브라운을 가볍게 뛰어넘는다. 스케일은 무협지 이상이지만 유치하지 않은 이유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삼체#작전 센터#전쟁#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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