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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위험한 철학자’ 바디우와 지젝의 공통분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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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위험한 철학자’ 바디우와 지젝의 공통분모는…

동아일보입력 2013-09-22 03:00수정 2013-09-22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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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우와 지젝 현재의 철학을 말하다
알랭 바디우, 슬라보예 지젝 지음·민승기 옮김/117쪽·1만2000원/도서출판 길
프랑스 철학자 알랭 바디우. 도서출판 길 제공
프랑스 철학자 알랭 바디우의 책이 쏟아지고 있다. 바디우가 저자로 참여한 책은 국내에 18종 정도 번역됐다. 그중 7종이 올해 번역됐다. 올해 76세인 이 노철학자의 첫 방한이 코앞에 닥쳤기 때문이다. 그는 24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경희대와 서울 논현동의 복합 문화예술 공간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열리는 ‘멈춰라, 생각하라: 공산주의의 이념 2013 서울’ 콘퍼런스에서 기자회견과 여러 대담을 펼친다.

국내 바디우 열풍의 핵심에는 슬라보예 지젝(슬라보이 지제크)이 있다. 영화 ‘매트릭스’에 영감을 준 철학자로 유명한 지젝은 열두 살 연상의 바디우를 ‘철학적 동지’라고 부르며 열렬한 상찬을 보냈다. 이번 서울 콘퍼런스가 관심을 끄는 이유 중 하나는 두 사람이 함께 참여한다는 점도 크다.

바디우는 프랑스 현대공산주의 이론가 루이 알튀세르의 제자였고, 68혁명 이후 공산당 및 스승과는 결별했지만 대중적 공산주의운동(마오이즘)에 심취한 좌파사상가다. 지젝은 공산주의 국가였던 유고슬라비아 출신으로 냉전시대엔 관료화된 공산주의를 우회 비판했지만 이라크전 이후로는 자본주의를 맹비판하며 세계적 명성을 획득했다.

2004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뤄진 두 사람의 강연과 대담을 엮은 이 책은 그런 두 철학자의 접점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바디우와 지젝은 각각 플라톤 철학과 헤겔 철학의 비판적 계승자라는 점에서 전통철학을 비판해온 다른 현대철학자들과 차별성을 띤다. 바디우는 현재의 지식체계로서 패러다임을 깨부수는 예외적 ‘사건’을 통해 새로운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젝은 자본주의와 의회민주주의가 결합돼 역사의 종언을 가져왔다고 믿는 현실 역시 ‘가상현실’이며 그 가상현실을 교란하고 위협하는 실재를 통해 그런 상상계에서 탈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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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구조주의가 등장한 이래 폐기되다시피 한 주체의 개념이다. 바디우에게 주체는 현실을 전복시킬 폭발력을 지닌 사건을 진리로 구현해내는 존재이다. 지젝에게 주체는 가상현실(상상계)의 허구성을 폭로하고 미지의 진짜현실(실재계)로 이어지는 다리이다.

그 주체의 실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정치다. 두 사람이 현실정치에 대한 발언을 멈추지 않는 이유다. 그들이 표방하는 공산주의란 역사적 구체적 공산주의가 아니다. 주체적 실천을 통해 조금씩 다가설 불확실한 진리이자 불가지한 실재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바디우의 관점에서 프랑스 현대철학자의 사상을 새롭게 음미한 ‘사유의 윤리’(도서출판 길)와 정치를 통해 철학적 문제를 재구성하는 바디우의 정치철학을 보여주는 ‘투사를 위한 철학’(오월의봄)도 함께 번역됐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알랭 바디우#슬라보예 지젝#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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