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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자본주의가 낳은 ‘병맛 쩐’ 잉여세대… 그들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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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자본주의가 낳은 ‘병맛 쩐’ 잉여세대… 그들은 누구인가

동아일보입력 2013-09-07 03:00수정 2013-09-07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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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사회/최태섭 지음/272쪽·1만3000원/웅진지식하우스
‘병맛 쩐다’(병신 같은 느낌이 강하다) ‘우왕ㅋ굿ㅋ’(‘좋다’는 감탄사) ‘ASKY’(애인이 ‘안생겨요’의 알파벳 약어) ‘여자·남자 사람’(연인 관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없는 이성을 가리키는 호칭) ‘친목질 금지’(온라인 커뮤니티 내에서 친목 활동을 금지함).

위 다섯 개 단어 중 3개 이상의 뜻을 정확히 알고 있다면 당신도 ‘잉여세대’일 가능성이 높다. 잉여세대는 사회 발전에 영향력을 끼칠 수 없는 무능한 20대를 가리킨다. 이들은 온라인에서는 활개 치지만 현실에서는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이런 점에서 ‘잉여’는 무한경쟁에서 오는 불안감을 잊으려고 무의미한 일에 몰두하는 젊은이를 통칭하는 새로운 청년 담론이다.

잉여문화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병맛’이다. ‘병신 같은 맛’의 준말로 글자 그대로 한심하고 어이없는 이들의 놀이문화를 가리키는 신조어다. 온라인 게시판에서 말꼬리를 잡는 ‘댓글놀이’로 시간을 보내고, 1차원적 개그로 가득 찬 웹툰을 본다. 사소한 이슈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키보드 워리어’나 극단적 보수 성향의 누리꾼 ‘일베충’(‘일간베스트 저장소’ 이용자)도 여기에 속한다.

청년백수가 잉여세대를 대표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잉여를 나누는 기준은 취업 성공 여부가 아니다. 청년 10명 중 취업에 성공한 1명 외에 9명은 자동적으로 잉여가 되고, 자본의 선택을 받은 1인마저 회사의 혹사를 못 견뎌 탈락할 수 있기에 그 역시 잠재적 잉여다. 자본주의 사회는 비정규직이나 실업자 등 점점 더 많은 잉여를 배출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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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병맛을 즐기는 잉여들의 놀이문화를 진지하게 분석한다. 8개 챕터에 걸쳐 잉여가 어떻게 생겨났고 이들의 생태계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분석했다. 마치 언어학자가 지역 방언을 연구하듯 ‘아햏햏’ 같은 온라인 언어를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부분은 저자 또한 잉여적 존재임을 보여준다. 20대들이 ‘웃자고 한 얘기에 죽자고 달려든’ 것은 아닐까 걱정된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잉여사회#자본주의#무능한 20대#온라인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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