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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기타]왜 파리의 식당에선 떼쓰는 아이가 안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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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기타]왜 파리의 식당에선 떼쓰는 아이가 안 보일까?

동아일보입력 2013-03-23 03:00수정 2013-09-06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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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아이처럼/파멜라 드러커맨 지음/이주혜 옮김/328쪽·1만5000원/북하이브
한국의 식당에서는 울고 보채는 아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런데도 부모들은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만일 옆자리에서 아이에게 주의를 주면 “왜 남의 아이 기를 죽이느냐”는 부모의 항변이 돌아오기 십상이다.

반면 내가 1년 동안 프랑스 파리에서 연수하던 시절 레스토랑에서 뛰어다니는 아이를 본 적이 없었다. 우리 아이가 식당에서 말썽을 피울 때면 “왜 아이에게 ‘안 돼’라고 주의를 주지 않느냐”고 충고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이 책은 월스트리트저널 경제섹션 기자를 했던 미국인 여성이 파리에 살면서 쓴 육아일기다. 저자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미국식으로 부모가 아이의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며 자유분방하게 키우다간 ‘앙팡 루아(enfant roi·왕아이)’라는 손가락질을 당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과 다른 프랑스 아이들을 보면서 여러 차례 의문에 휩싸였다고 한다. 프랑스의 신생아들은 어떻게 생후 2∼3개월 만에 밤새 단 한 번도 잠을 깨지 않고 푹 자는 법을 배우는 것일까? 미국 아이들은 파스타나 흰쌀이 포함된 소위 ‘어린이 메뉴’만 먹는데, 프랑스 아이들은 생선이나 채소가 포함된 코스 요리를 어른과 똑같이 가리지 않고 먹는 것일까? 프랑스의 식당이나 놀이터에는 왜 울며 떼쓰는 아이를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을까?


저자는 처음엔 프랑스 아이들이 전근대적 훈육이나 순종적 교육의 희생자가 아닐까 의심한다. 그러나 프랑스 아이들이 누구보다 쾌활하고 자유롭게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프랑스식 육아법을 본격적으로 취재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지난해 미국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면서 미국 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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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한국의 신혼부부들이 읽어볼 만한 대목은 ‘밤새 잘 자는 프랑스 아이들’이다. 비결은 ‘라 포즈(la pause)’, 즉 ‘잠깐 멈추기’다. 프랑스 엄마들은 아기가 운다고 당장 달려가서 안아주지 않는다. 몇 분간 관찰하면서 아이가 그냥 칭얼대는 것인지, 정말로 배가 고픈지, 기저귀를 갈아줘야 하는지를 살핀다. 신생아는 밤에 약 두 시간 정도 지속되는 수면 사이클 사이사이에 잠이 깨도록 돼 있다. 이를 배고픔이나 스트레스의 신호로 해석해 부모가 곧바로 뛰어들어 아이를 달래주거나 젖을 물리면 아이는 2시간마다 어른이 찾아와 달래줘야만 잠이 들도록 ‘길들여지는’ 것이다. 반면 프랑스의 부모들은 밤에 아이가 칭얼대도 잠시 지켜보면서 생후 4개월 안에 아이가 홀로 잠드는 법을 배우게 해준다.

저자는 프랑스의 육아법을 ‘기다림의 미학’으로 설명한다. 프랑스 엄마들은 통화할 때 옆에서 손을 붙잡고 끄는 아이에게 단호한 목소리로 ‘기다려’라고 말한다. 심지어 아이들이 젖 먹는 시간도 오전 8시, 정오, 오후 4시, 오후 8시로 정해놓고 기다리게 한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아이들도 케이크, 과자, 사탕은 오후 4시 ‘구테(gouter)’ 시간에만 먹을 수 있다. 군것질을 절제한 아이들은 식사시간에 어떤 음식도 맛있게 먹는다.

“아이의 취향, 리듬, 개성은 당연히 존중해야 한다. 다만 아이는 아주 어릴 때부터 이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곳이 아니며 모두를 위한 시간과 공간이 있다는 걸 배워야 한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프랑스 아이처럼#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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