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디한 한옥에서 즐기는 수제맥주·수제버거로 인기 ‘크래프트 밈’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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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과 메뉴 개발 총괄 김나래 대표

사진 김도균
사진 김도균
원조 젊은이의 거리인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는 요즘도 2030세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사람들의 발길이 꾸준한 동네다. 연극 한 편을 감상하고 식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근사한 추억이 된다. 최근 대학로 한복판에 한옥을 개조해 문 연 레스토랑 ‘크래프트 밈’이 SNS 상에서 데이트 코스 맛집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은 독특한 인테리어 때문에 연인들의 선호도가 높다. 외부는 한옥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내부는 트렌디한 느낌이 더 강하다. 기본 한옥의 골조는 남겨두면서 경계를 조금씩 허문 곳에 커다란 유리창을 달고, 아일랜드 바를 세워 탁 트인 느낌이 들도록 디자인돼 있다. ‘밈’이라는 이름 역시 한글에서 모티프를 따와 조합했는데 ‘ㅁ’ 마당, ‘ㅣ’ 기둥, ‘ㅁ’ 창호를 뜻한다고. 크래프트 밈 인테리어 디자인과 메뉴 개발을 총괄한 김나래 대표(32)는 “작은 한옥이지만 고객이 공간이 주는 즐거움을 느끼게끔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크래프트 밈을 이색적인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메인 홀’ ‘라지 존’ ‘스몰 존’으로 나눠 각기 다른 색깔을 입혔어요. 입구에서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메인 홀 마당에는 나뭇가지와 나뭇잎을 형상화한 다각형의 유리 천장을 설치하고, 거기에 광목천을 달아 아늑한 느낌이 들도록 했죠. 중앙에는 기다란 통나무 테이블을 사선으로 놓고 공간을 다양한 시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했고요. 바로 옆 폴딩 도어 앞에는 대나무를 숲처럼 심어 손님들이 식사하면서 자연을 느끼도록 꾸몄어요. 한 그루의 커다란 나무가 한옥의 중정을 감싸는 느낌이 나도록 신경 썼어요.”
사진 김도균
사진 김도균

한옥의 대청마루와 안방에 해당하는 라지 존에는 서까래를 잘 감상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서까래와 대들보 사이에 달린 에디슨 전구는 하얀 벽과 어우러져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벽면에 달린 금장의 ‘밈’ 로고 문패는 매장의 색을 잘 보여준다. 스몰 존은 좌식 테이블이 놓여 있는데 광목 커튼을 달아 독립된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단체 손님들이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공간이라고. 김 대표는 “손님들이 올 때마다 색다른 느낌을 갖게 하면서도 아늑하고 따뜻하게 즐길 수 있도록 꾸몄다”고 했다.

대학로는 다양한 종류의 공연이 열리는 공연장뿐 아니라 성균관대학교와 서울대병원, 각종 오피스가 공존하는 거리다. 특히 젊은 세대 비율이 높아 김 대표는 레스토랑 오픈 전 이들의 입맛을 공략할 메뉴 선정에 고심했고, 수제 맥주와 수제 버거를 선택했다. 수제, 즉 직접 만든다는 뜻의 ‘크래프트’를 상호로 쓴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어울려 술자리 갖는 걸 즐겨요. 분위기를 돋우는 데 맥주만한 게 없죠. 평소 맥주에 관심이 많았고, 수제 맥주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그 매력에 빠지게 됐어요. 시장 조사를 위해 전국의 브루어리를 돌아다니며 많은 맥주를 마셨는데 그때 정말 행복했어요(웃음). 그 가운데 우수한 수제 맥주 11개를 선별해 제공하고 있어요.”

수제 맥주의 맛을 돋우는 메뉴로 김 대표는 수제 버거만한 게 없다고 생각했다. 기름진 수제 버거에 깔끔한 수제 맥주는 찰떡궁합이라고. 크래프트 밈에서 판매하는 수제 버거는 밈 버거, 에그로패티 버거, 베이컨에그치즈 버거, 모짜렐라치즈 버거, 아보카도 버거, 칠리슈비 버거 등 총 6가지다. 숙명여대 르꼬르 동 블루에서 수학한 김 대표가 메인 셰프와 함께 개발한 메뉴들이다. 김 대표는 “수제 버거와 수제 맥주는 빵과 패티, 보리와 맥아라는 각각의 기본 재료에서 어떻게 취향을 더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결과가 나온다는 점에서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매콤 달콤한 맛의 칠리슈비 버거예요. 자극적인 걸 좋아하는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아요. 수제 버거 이외 피자, 파스타, 리소토, 스테이크 등 다양한 메뉴가 있어요. 소고기 패티에 핑크빛 로제소스를 얹은 패티 리소토 역시 인기 메뉴인데 거의 매일 먹으러 오는 손님이 있을 정도예요.”

메뉴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김 대표는 의외로 중학교 때부터 성악을 전공한 예술가 출신이다. 대학 때까지 성악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선 뮤지컬을 전공해 무대에 서기도 했다. 이후 외식 사업을 하던 어머니(김가네 김밥 박은희 회장)의 뒤를 잇고자 요리를 공부했다. 하는 일은 완전히 달라졌지만 김 대표는 “그때나 지금이나 항상 행복하다”고 말한다.

“어릴 때부터 사람들 앞에 나가 노래하고 춤추길 즐겼어요. 크면서도 사람들과 함께 웃고 즐기는 시간이 항상 좋았어요. 무대에서 노래할 때 관객이 함께 했기에 행복했던 것처럼 제가 만든 요리를 사람들이 맛있게 먹어줄 때 행복을 느껴요.”

김나래 대표의 첫 외식사업 도전은 시작부터 대중의 호평을 받고 있다. 그는 여기에서 나아가 지속적으로 우수한 맛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크래프트 밈을 더 많은 이에게 소개할 수 있도록 다른 곳에도 오픈하는 게 꿈이에요. 좋은 식재료로 다양한 메뉴 개발을 이어가면서 예술과 공간, 음식이 함께하는 특별한 레스토랑으로 남을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어요.”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리빙&이슈#트랜드#수제맥주#크래프트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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