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주간]강좌-포럼 등 개최… 일반시민 69만명 인문학과의 소통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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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구재단, 인문학 지원 주요 성과


새로운 과학기술의 바탕에 집단지성과 창의성의 원천이 되는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는 많이 아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서로 다른 것을 융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교육이 중요해지고 있다. 사람에 대한 학문인 인문학은 개인의 행복뿐 아니라 미래 발전과 창조의 바탕이 된다는 의미에서 희망 찬 미래를 설계하는 중요한 밑거름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사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사고력, 통찰력, 문제해결능력 등 인문소양을 갖춘 창의적인 인재가 필요하다. 하지만 대학 밖의 인문학 융성에 비해 정작 대학 내 인문학의 위상은 낮아지고 있다. 그리고 대학 구조 개혁 과정에서 기초학문의 기반이 와해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과 인문학의 사회적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공존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에 시행된 교육 개혁을 기점으로 인문학 위상에 관련된 담론이 공론화되기 시작해 2006년 인문학자들의 ‘인문학 위기 선언’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인문학 위기가 단지 대학 안의 학문으로서의 인문학이나 혹은 인문학자들의 입지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을 다루는 인문학이 사회적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총체적인 인문학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인문학과 인문정신 문화확산을 통해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고 국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의 진흥에 관한 법률’을 2016년 2월 제정해 2016년 8월 4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 진흥에 관한 중·장기 정책 목표 및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5년마다 기본계획을 수립함으로써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의 진흥이 유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 진흥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하기 위한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 진흥심의회의 설치·운영 △5년마다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 진흥에 관한 중장기 정책 목표와 방향을 담은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 진흥 기본계획 수립 △연도별 시행계획의 수립 △초·중등학교, 대학, 평생교육기관 등에서 체계적이고 연속적인 인문교육 실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인문정신문화 향유 활동 지원 및 환경 조성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 진흥 업무 전담기관 지정 등이 포함돼 있다.

교육부의 인문학 진흥정책은 단순히 연구자들의 인문학 연구를 지원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연구 성과가 사회 속에서 공유되고 확산돼 국민들의 삶의 질이 보다 풍성해질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추진한다.

지속적인 인문학 진흥정책의 추진으로 인문사회 분야의 연구 성과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인문사회 기초연구 및 인문학 진흥사업의 성과물로 논문 숫자가 매년 증가해 2015년에는 2011년 대비 61.5%(2011년 3671편) 증가한 5930편이 발간됐다. 더불어 SCI급 논문 숫자도 11년 161편에서 2015년 285편으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HK연구소는 인문학 분야 인력 양성과 세계적 수준의 인문학 연구소 설립을 통해 대학의 인문학 연구를 학과 중심에서 연구소 기반의 연구로 확장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들 연구소는 인문학 분야 연구 지원과 성과에 대한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기존 개인 중심의 학술적 논문연구에서 공동연구체제를 기반으로 사회와의 교감을 통해 궁극적인 인문학 과제 해결의 국면으로 이끌어낸 것이다. 우선, 연간 사업비 1.5억원 당 1명 이상 정년 트랙 전임교수를 확보해야하는 규정에 따라 현재 229명의 우수한 인문학자가 전임교수의 신분으로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이들을 주축으로 하여 HK연구소는 총 6308편의 논문, 2148권의 저역서를 간행하였다. 이는 HK연구인력 1명당 연평균 약 1.75편의 논문과 약 0.65권의 저역서를 발표한 실적으로, 인문학분야 전임교원의 연간 연구실적(논문 0.87편, 저서 0.19권) 평균보다 2∼3배 높은 성과이다.

인문학계와 시민사회와의 소통, 인문학 대중화 사업


한국연구재단은 인문학 대중화 사업을 통해 인문학 분야의 연구 성과를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보급하며 인문학 진흥을 도모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문학 대중화 사업으로는 2006년부터 시작된 석학인문강좌, 시민 인문강좌, 인문도시, 인문주간, 세계인문학 포럼 및 한중 인문학 포럼 등이 있다. ‘석학인문강좌’는 우리 사회 속에서 학문적으로 20, 30년 학문에 정진해 일가를 이룬 인문학자들이 갖고 있는 사유와 성취를 대중의 눈높이에 맞게 제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시민이 일상 속에서 인문학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시민 인문강좌’는 인문학계와 시민사회와의 소통을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프로그램은 각종 인문학 단체 주관으로 지난 10년간 전국 각지에서 일반 시민, 학생, 소외계층(노숙인, 교도소 재소자, 시각장애우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강좌를 진행해오고 있다.


이처럼 인문학 대중화 사업은 수도권과 대도시 중심의 문화 향유의 기회의 틀에서 벗어나 대학·지자체가 연계 협력해 지역 공동체를 구축하고 시민들이 인문학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킨다. 이뿐만 아니라 소통의 사회를 지향하는 인문학 대중화 사업은 지역의 인문·역사·문화 자산을 발굴·활용해 지역의 도시 전체에 인문체험의 장을 형성하고 해당 도시를 지역 인문 거점으로도 육성한다.

또한 한국연구재단은 한국 인문학의 세계화, 세계 인문학계와 한국 인문학계 간 지속적인 지적 교류 협력의 기반 구축을 위해 세계인문학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이는 세계 석학들의 담론의 장으로 2014년, 2016년에 열렸다. 이 포럼에서는 세계 석학들의 초청 강연을 통해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심층 토론 및 해결 방안을 제시하며 한국 인문 자산의 의미와 21세기적 가치를 세계적 지성들과 공유함으로써 한국 인문학의 세계화를 달성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은 한국 인문학의 성장을 위해 한국과 중국 간의 교류 사업 발굴·추진 등을 위해 공동위원회를 구성하고 한중 인문학 포럼사업도 진행했다. 한중 인문학 포럼은 2015년에는 한국에서, 2016년에는 중국에서 개최됐다. 이로써 한국 인문학 분야의 교류가 활발해졌으며 일반 시민들도 중국의 인문학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해마다 늘어나는 인문학 수강생


인문학 대중화 사업에 해마다 참여하는 일반 국민 참여자 수가 평균 약 18만 명에 이르고 있다. 최근 4년간 6만7088명(연평균 1만6772명)이 참여한 석학인문강좌는 탄탄한 기획력과 강연 구성이 뒷받침돼 연간 수강 신청을 하는 고정 신청자만 약 530명에 이른다. 2016년 ‘석학과 함께하는 인문강좌’에서는 다양한 청중을 고려해 수도권의 석학 정규강좌(28회), 비수도권의 인문공감콘서트(석학 정규강좌 지방 시리즈·6회), 전국의 수요자 맞춤형 찾아가는 청춘 인문강좌(5회)를 추진하는 등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은 인문학자의 연속 공개강좌를 실시했다.

일반 국민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석학 인문강좌 및 청춘 인문강좌는 동영상으로도 제공된다. 제작된 강좌 동영상은 한국연구재단 기초학문자료센터(KRM), 인문 공감 홈페이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공개대학 강의 KOCW(Korea Open Course Ware)에서 온라인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다. 게다가 한국연구재단은 지자체와의 연계 서비스를 확대하고 지난 8년간 총 50권의 석학강연 자료를 집대성해 국민이 석학 총서로 지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보급하고 있다.

또한 지역 인문학 활성화를 위해 대학과 지자체 간 연계해 인문도시의 전국화(2013년 5개, 2014년 17개, 2015년 25개, 2016년 31개)를 추진하며 도시 전체에 인문체험의 장도 마련하고 있다.

전국 인문도시 프로그램(강연, 공연 등 연평균 280개 이상)에 참여하는 일반 시민도 2014년 1만3300명에서 2015년 4만7118명, 20년 5만700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 밖에도 올해 말부터는 인문학에 관심은 있으나 시·공간적 제약으로 오프라인 강좌를 접하지 못하는 대중을 위해 온라인 인문학 강좌 ‘세계의 인문도시’를 제작해 온라인 채널로 배포할 예정이다. 세계의 인문도시는 4명의 강사진과 10개 강좌로 구성되며 한국연구재단 인문 공감 홈페이지에서 11월부터 공개될 예정이다.

끝으로 한국연구재단은 해마다 우수성과 교류회 개최를 통해 연구 성과사례 발표, 각종 성과물 전시 발표, 사업 분야별 새로운 연구의 시도를 위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으며 급속히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인문학 진흥을 위한 사업 관련 연구자 간의 성과 대토론회 등을 열어 성과 교류 및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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