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주간/조무제이사장]“인문학은 사람과 사람, 영역과 영역의 가장 큰 연결고리 역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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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무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인터뷰

“4차 산업혁명, 초연결사회라는 말을 그 어느 때보다 많이 하는 요즘입니다. 이런 시대에서 사람과 사람, 영역과 영역의 가장 큰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존재가 인문학입니다. 인문학적 상상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지금, 인문주간 행사에 오셔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마음 깊이 담아가시길 바랍니다.”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전국적으로 개최되는 제12회 인문주간을 앞두고 24일 서울 서초구 한국연구재단에서 조무제 이사장(사진)을 만났다. 인문주간은 인문학 진흥을 위해 교육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행사로, 올해 인문주간은 각자도생의 각박한 현실에서 인간의 관용적 자세를 되돌아보는 ‘인문학, 관용과 성찰의 지평을 열다’를 주제로 정했다.

조 이사장은 “우리 사회가 갈수록 계층 간 갈등, 청년실업, 저출산 등 다양한 사회문제에 직면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갈등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되는 게 나를 성찰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역량이기에 이번 주제를 관용과 성찰로 정했다”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은 평소에도 인문학 대중화를 위해 각종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인문도시 사업과 석학 인문강좌 사업이 대표적이다. 조 이사장은 “인문도시 사업은 각 지역의 인문학적 역사·문화 자산을 발굴해 시민들이 일상에서 인문학 성과를 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2012년 2개로 시작한 인문도시 사업이 올해는 27개 도시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고 인문학 석학이 강연하는 석학인문강좌에는 매번 평균 500명이 넘는 청중이 꾸준히 찾아 올해까지 10년간 총 438회가 개최됐다.

인문주간 동안 서울을 비롯한 전국 27개 인문도시에서는 지역만의 특색 있는 이야기를 접목한 230여 개의 다채로운 인문 강좌와 현장답사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예컨대 용산의 경우 용산역을 중심으로 뻗어나간 경부, 경의, 경원선 철도의 역사를 조망하고 아직 개발되지 않은 용산의 골목길과 철도 건널목을 거닐며 현대 속에서 근대의 풍경을 찾아내는 답사가 철도정책연구원 전문가의 안내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태원의 6개 거리 골목을 걸어보며 이태원 속의 세계화와 다문화를 체험해보는 전문지역해설가의 안내도 마련돼 있다.

지방에서도 활발한 강좌가 진행된다. 한 예로 역사적으로 여러 종교가 태동하고 확산한 지역인 충남 서산에서는 지역 내 한서대를 주축으로 여러 종교의 가치를 모색해보는 행사가 진행된다. 유명 교수와 화가가 지도하는 ‘백제의 미소, 마애삼존불 그리기’ 및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그리기’ 등 흥미로운 행사도 마련돼 있다. 지역의 인문학적 가치를 전문가의 안내를 받으며 발견할 수 있는 만큼, 남녀노소 누구나 관심을 가질 만하다.

조 이사장은 “요즘 많은 민간기관에서 다양한 인문강좌를 열고 있지만 재단이 개최하는 인문강좌는 인문학 분야에서 배출된 연구 성과를 일반시민의 눈높이에 맞게 전달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며 “중장년과 노년층을 위한 석학인문강좌, 청소년과 청년층을 위한 청춘인문강좌, 비수도권 시민들을 위한 인문공감콘서트 등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인문학의 가치를 확산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지난해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 진흥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지속가능한 인문학 진흥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에 힘쓰고 있다. 또 올 초 대학 내 인문학 연구 지원과 국민 생활 속 인문정신문화 진흥을 위해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 진흥 기본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인문주간 상세정보와 사전등록은 인문공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조무제#이사장#한국연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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