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6·25, 北침략 이겨내고 대한민국 정체성 지켜낸 전쟁”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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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유공자-유가족 靑초청 오찬
‘北의 남침에 의한 전쟁’ 강조, 한국전 대신 6·25전쟁 표현
취임후 공개연설에서 처음
“美 가장많이 희생” 한미동맹도 부각

“참전용사는 대한민국의 자부심”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6·25전쟁 참전 국군 및 유엔군 유공자 오찬장에서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문 대통령은 “참전용사는 대한민국의 자부심이기
 때문에 참전용사의 헌신에 보답하고 명예를 높이는 일은 국가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참전용사는 대한민국의 자부심”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6·25전쟁 참전 국군 및 유엔군 유공자 오찬장에서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문 대통령은 “참전용사는 대한민국의 자부심이기 때문에 참전용사의 헌신에 보답하고 명예를 높이는 일은 국가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6·25는 비통한 역사이지만, 북한의 침략을 이겨냄으로써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켰고 전쟁의 참화를 이겨내려는 노력이 오늘의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루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공개 연설에서 한국전쟁 대신 6·25전쟁이라고 표현한 것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정체성을 지켜낸 전쟁”이라고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문 대통령은 6·25전쟁 발발 69주년을 하루 앞둔 이날 청와대에서 국군, 유엔군 등 6·25 참전 유공자와 유가족 182명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갖고 “6·25는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이 함께 전쟁의 폭력에 맞선, 정의로운 인류의 역사”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전쟁의 참화를 이겨내려는 노력이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뤘다”며 “대한민국은 전쟁의 잿더미에서 수출 세계 6위, 국민소득 3만 불을 넘는 경제 강국으로 발전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한국전쟁 대신 6·25전쟁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6·25 참전유공자 초청의 의미를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연설에서 줄곧 남침의 의미가 담긴 6·25전쟁 대신 한국전쟁이라는 표현을 써왔다. 하지만 이날 연설에서는 “북한의 침략”이라고 명시하면서 6·25전쟁이 북한의 남침에 의한 전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문 대통령이 14일 스웨덴 의회 연설에서 “반만년 역사에서 남북은 그 어떤 나라도 침략한 적이 없다.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눈 슬픈 역사를 가졌을 뿐”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야당에선 “북한의 침략을 부정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24일 연설문에서 6·25전쟁을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켜낸 전쟁으로 규정하는 대목을 직접 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북한의 남침과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현충일 추념사에서 약산 김원봉을 거론하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진 이념 논란과 보수층의 반발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불필요한 이념대립 구도를 탈피해야 한다는 의지가 반영된 메시지”라고 말했다. 이날 오찬에는 4일 국가유공자 초청 오찬에서 논란을 빚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진이 담긴 소개 책자도 테이블에 오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24일 한미동맹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69년 전 세계 22개국 195만 명의 젊은이가 전쟁이 발발한 대한민국으로 달려왔다. 그 중심에 미국이 있었다”며 “가장 많은 장병이 참전했고, 가장 많은 희생을 치렀다”고 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문재인 대통령#참전 유공자#오찬 간담회#6·25전쟁#한미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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